미 연준의 불확실성...기준금리 동결로 관망 자세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넉 달째 1.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넉 달째 1.5%로 동결했다./사진=한국은행

한은의 이 같은 결정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 내 시각차이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4월까지 미뤄지고 있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고용이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노동부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떨어진 데에 유인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의 올해 1분기 세계경제 성장율은 지난해 4분 대비 0.6% 상승, 1분기 대비 2분기 3.9% 상승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재닛 옐런 의장이 지난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위원회 회의(FOMC) 연설에서 연내 인상 의지를 재강조 하는 등 미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미국의 고용이 미진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수차례 언급하고 있어 현 시점으로 볼 때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정책 스탠스를 보면 상황적인 요건에서 동결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시기가 늦춰지고 있으나 연내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가 연내임을 내포하는 뉘앙스를 보이는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상황을 계속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으나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관망적 자세를 가지며 해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에 기준금리를 동결이 우세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기 지표가 긍정적 방향성을 보이는 점 역시 기준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GDP민간소비 실물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지난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3.4% 하락했으나 7월부터 전년동기 대비 2.0%, 8월 1.9%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GDP설비투자, GDP 건설 투자 등에서도 전년동기대비 지난 6월 각각 4.3%, 4.1%, 7월 1.3%, 03%, 8월 -0.4%, 3.9% 등으로 상승했다.

이 총재는 "내수쪽에서 호전적으로 보이고 있다. 최근 소비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되고 난 이후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진행되면서 빠르게 진행되면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 정책이 소비에 뒷받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앞으로의 소비 여건을 보면 보는 여러 관점이 있지만 소득 여건들을 감안해 볼 때 이는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소득 불안등의 구조적 제약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는지는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금년 경제 성장률을 2.7%, 내년 3.2%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