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026표 중 675표 얻고 시공사로 선정
향후 압구정 등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에도 큰 힘
[미디어펜=서동영 기자]"100년을 보장할 수 있는 래미안이 될 수 있도록 최고의 시공을 하겠습니다."(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

   
▲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18일 열린 한남4구역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뒤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일대 노른자위 재개발 사업인 한남4재정비촉진구역(한남4구역) 시공사로 선정도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라이벌 현대건설과의 도시정비사업 맞대결에서 승리한 동시에 압구정 재건축 등 추후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힘도 얻게 됐다.  

삼성물산은 18일 용산구 일대 이태원교회에서 열린 한남4구역 조합원 총회에서 1026표 중 675표를 획득, 현대건설을 제치고 한남4구역을 짓게 됐다. 투표는 전체 조합원 1153명 중 과반수가 참여해야 하며, 참여 인원 중 과반을 득표한 업체가 시공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수주전에는 국내 최고 건설사로 꼽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뛰어들어 이목이 집중됐다. 두 건설사가 정비사업에서 수주경쟁을 펼친 건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일대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처음이다. 

한남4구역이 예상 사업비 1조6000억 원에 육박하는 메머드급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일대를 재개발해 총 51개 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각자 홍보관을 운영하며 조합원 표심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합동설명회에서도 서로의 제안에 대한 날선 공방이 오갔다. 

조합원들간 시공사 선정을 두고 벌어진 논쟁도 뜨거웠다. 이날 총회 모두발언에서 민병진 한남4구역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각자 선호하는 시공사가 있기에 조합 인터넷카페나 단체대화방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총회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총회 당일인 오늘까지도 문자메시지가 계속해서 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 한남4구역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등 안건 투표를 위한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치열한 수주전 끝에 선택을 받은 회사는 결국 삼성물산이었다. 개표 결과가 나오자 총회장에서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총회장을 나오는 조합원들에게 "조합원님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단지 설계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층별로 회전한 듯한 나선형 구조와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했다. 

무엇보다 조합원 100%, 전체 가구수 70%인 1652가구에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합 원안 설계인 1052가구보다 600가구 많은 숫자다.    

더불어 양도성예금증서(CD)+0.78% 수준 고정금리로 필수사업비나 사업촉진비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3조 원 이상 책임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추가 분양수입은 1583억 원으로 이를 통해 조합원당 2억5000만 원씩 총 2900억 원의 추가이익을 안기겠다고 공약했다. 3.3㎥ 평당 공사비 938.3만원, 총 1조5695억 원을 제시했으며 물가인상분 314억 원을 자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남4구역을 비롯해 한남뉴타운으로 불리는 한남재정비촉진사업 4개 구역 중 3곳의 시공사가 정해졌다. 2구역은 대우건설, 3구역은 현대건설이다. 최근 조합장 등 조합 수뇌부가 교체된 한남5구역은 올해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