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강달러 지속…국내 보험사 환헤지 비용 상승 우려
2025-01-21 14:29:57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최근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제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관세 부과 및 무역 장벽 강화로 인한 국제무역 위축과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경우 외환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환율 변동기에 안정성 및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 자산운용 방안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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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1390원대를 유지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 1440원을 돌파했다. 이후 같은달 27일에는 1486.7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배경 및 전망’을 통해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현재와 같은 1400원대 중반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취임 이후 관세·이민·감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 및 신흥국 통화를 비롯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인해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대되면서 글로벌 강달러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FOMC 이후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와 2025년도 금리 전망 상향조정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으로 대외신인도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이 심화되는데다 소비심리의 급격한 위축으로 장기적인 내수부진 및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확대돼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원화 약세가 한층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고환율이 계속되면 해외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경우 환헤지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해외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특성상 외환파생거래 갱신 과정에서 환헤지 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문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환율 상승에 영향받는 외화자산 비중이 낮아 지급여력비율(K-ICS, 가용자본/요구자본) 관리에 대한 문제는 우려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외환파생거래 갱신 과정에서의 환헤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행 환헤지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보험사는 원·달러 환율, 한-미 금리차 등 급변하는 거시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의 환헤지 비율, 기간 및 수단을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단기 환헤지 계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롤오버 헤징에 대한 비중을 조절하고 투자 기간에 매칭되는 최적의 환헤지 기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