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환율·비트코인 급락…첫날부터 격랑의 '트럼프 효과'
2025-01-21 13:11:11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코스피 장중 상승·하락 반복 "당분간 변동성 장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취임식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가 현실이 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시장에서 해온 우려보다 훨씬 유화적인 행정명령을 전개할 것이라는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순식간에 1430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취임식 직전 기대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자 급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양상이 복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트럼프 허니문'이 펼쳐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변동성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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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2기가 본격적으로 개막하자마자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가 본격적으로 개막하자마자 국내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원‧달러 환율에서 포착된다. 이날 오후 1시를 전후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451.7원) 대비 약 15원 안팎의 낙폭을 보이며 1440원대 아래에서 거래 중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당 1500원을 기정사실화 하던 시각이 존재했음에도 트럼프 취임 이후 오히려 환율이 급락한 데에는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관세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채택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였다.
월스트리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취임 첫날 즉시 보편적 관세 등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은 일단 보류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나는 즉각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무역 시스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정작 취임 첫날 추가 관세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달러 약세에 비단 원화만이 아니라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한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역시 트럼프의 ‘입’에 주목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취임행사 직전까지만 해도 사상 처음으로 비트코인 1개당 한화 1억6300만원대를 돌파하며 ‘새로운 시대’를 즉시 여는 듯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상자산 관련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가격이 다시 내려왔다.
다만 향후 뒤따른 행정명령에서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출범' 등 가상자산 관련 내용이 언급될 경우 시장 흐름은 다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 속단은 이른 상황이다. 해당 행정명령은 비트코인을 향후 5년 동안 매년 20만개씩 사들여 최대 100만개를 보유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아직까지 ‘트럼프 효과’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정하지 못한 채 오전과 오후 들어서까지 계속 해서 위아래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일 대비 0.52% 오른 2533.23으로 개장한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해 2507.95까지 떨어진 뒤 오후 들어서는 다시 상승 재반전에 성공해 오후 1시를 전후로는 2525선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임 첫날 극단적 정책 시행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되었으나 로열티 내각을 기반으로 한 개혁정책 추진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향후 협상 우위 확보를 위한 트럼프 최대 압박 정책이 진행되면 재차 공포심리 자극이 가능해 보이며, 당분간 트럼프 정책에 일희일비하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