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소통나선 이복현 "당국 믿고 영업 매진해달라"
2025-01-21 14:59:30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글로벌 금융이슈 등 진단…한미금리차 확대 따른 원화약세 예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당국의 역량을 믿고 영업활동에 매진해줄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21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올해 주요 글로벌 금융이슈 및 최근 국내 금융상황에 대한 외국계 금융회사의 시각을 청취하는 한편, 한국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감독당국의 대응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국내에서 영업중인 10개 외국계 금융회사(은행 3사, 보험 2사, 금투 5사) CEO들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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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세윤 UBS증권 대표, 히데카즈 마토바 노무라금융투자 대표,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한스 브랑켄 AXA손보 대표, 도로테 레가조니 BNP파리바 대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현남 도이치은행 대표, 피터김 HSBC은행 대표, 하진수 JP모간증권 대표,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 김용환 맥쿼리자산운용 대표./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이 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양호하고 각종 불안요인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며 "외국계 금융회사도 한국 금융시장의 복원력과 정책당국의 역량을 믿고 영업활동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외부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제적 정합성을 반영해 건전성 감독제도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올해 주요 글로벌 금융이슈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변화의 영향 △글로벌 금리인하 속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꼽고, 이와 관련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종전 예상 대비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권가에서는 탈세계화 가속, 무역·공급망 재편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놓으면서도, 시장의 안정성에 신뢰감을 보였다. 한 은행측 인사는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충분한 외환보유액 및 활발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국시장의 안정성을 신뢰한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는 까닭이다. 아울러 과거 탄핵 등 정치적 이슈가 있었으나 원활하게 마무리된 전례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을 여전히 중요한 금융시장으로 인식하고 포지션의 중대한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연중 성장률 둔화에 대응한 정책금리 인하 결정으로 한미 간 금리격차가 확대돼 원화 약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은 이날 당국을 향한 정책 제언도 내비쳤다. 증권업계는 당국에 "밸류업, 공매도 재개 등 주요 자본시장 현안에 관해 금융당국이 일관된 정책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보험업권은 금융업권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노력에 당국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