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1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국사교과서 실패 - 역사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어 있나’를 주제로 2차 연속세미나를 개최했다. 검인정 체제를 택한 역사교과서는 현재 8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7종의 교과서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한민국에 우호적이지 못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다양성은 커녕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부정적으로 평가고, 북한에 대해서는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미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유경제원은 “이런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은 배우면 배울수록 편협한 역사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역사교과서가 어떻게 편향되어 있는지 그 실태를 낱낱이 밝히고,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참석한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국정화가 불가피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전 사무총장은 “지금 사용되는 검정 교과서는 출판사만 달랐지 내용은 획일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그나마 근현대사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던 교학사 교과서는 좌성향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라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공은 애써 가리면서 과는 확대하고, 북한 실상을 알리지 않거나 미화하는 작금의 교과서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래 글은 전희경 사무총장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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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
역사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었나
역사교과서의 의미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선은 역사와 교육이다. 역사관을 자기들 것으로 끌어오고 역사적 사실을 자신들의 논리대로 규정하는 작업의 반복을 통해 미래권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저들은 알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교육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자신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주입시키는 일은 전사를 길러내는 일이다. 더욱이 사고체계가 성숙되기 전인 학생들이라 그리 수고스러운 작업도 아니다. 이른 나이에 저들에게 노출될수록 충성도가 강해진다.
역사교과서는 이처럼 반대한민국 세력이 가장 중요시하는 두 전선에 걸쳐져 있는 사안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저항이 그 어떤 때보다 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상대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하는 사관으로 기술된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가해진 저들의 총공세는 이 전선을 사수하고자 하는 저들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동안 반대한민국 세력은 검정교과서 제도를 통해 책임없는 무제한적 자유를 누려왔다. 민중사관을 토대로 결성된 반대한민국의 카르텔 속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선후배 관계, 사제관계, 경제적 실리관계로 뒤엉켜 출판사 종류만 다를 뿐 결국 대한민국의 공은 깍아내리고 과는 부풀리는 교과서, 북한을 정상국가로 취급하고 저들을 대변하는 교과서가 만들어져 왔다.
문제는 이렇게 치밀하게 계산된 반대한민국 세력에 대한 실태파악에 대해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검정교과서는 민주화의 산물이고, 민주화는 무오류의 성역이다라는 인식을 적극적으로 했던, 혹은 정권에 부담이 되는 일을 피해가고자 하는 기회주의의 발로였던 결과는 똑같다.
정부가 명백한 직무유기를 하는 동안 반대한민국 세력은 멋대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술하고 가장 강력한 교육수단인 교과서를 통해 확산시켰다. 이를 토대로 참고서, 문제지, 인터넷강의, 논술시장이 자리잡고 학생들이 끌려다녔다. 저들이 그들의 사상적 신념도 지키면서 경제적 실리도 취하는 꽃놀이를 즐기는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적의 역사는 은폐되고 왜곡되었다. 아무도 바로잡아 주지 않는 불모지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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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교육부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하였지만 대한민국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
건국일이 없는 이상한 교과서
반대한민국 교과서의 한결같은 서술태도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는 것이다. 고작 한반도에 남한 정부가 수립되었다라고 기술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와 나란히 북한에도 정부가 수립되었다고 기술한다. 조선왕조가 무너지고 일제 식민지를 지나는 동안 우리에게 근대성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라시아 대륙이 속속들이 공산화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를 택해 건국을 이룬 대한민국의 출발은 가장 드라마틱하고 지금의 번영의 출발이 되는 역사의 시작이다.
그럼에도 이를 ‘정부수립’이라는 초라한 말로 설명하고 북한도 정부, 우리도 정부하는 식으로 대등하게 기술하는 것을 두고 편향과 왜곡이라 말하지 않으면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나. 대한민국을 건국일이 없는 이상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인물이 바로 건국대통령 이승만이다.
그는 해방 직후 전국민의 75%가 사회주의를 원할 때 개인의 자유와 창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을 대한민국에 이식시켰다. 먹고살기도 빠듯했던 당시에 의무교육을 통해 전국민을 교육하는 일이 국가건설의 첩경임을 인식했던 선각자였다. 반대한민국 세력의 이승만 대통령 흠집내기는 대한민국 건국부정의 시작이야 완성이다. 그에게 친일, 독재의 낙인을 찍는 일은 결국 대한민국을 부정의한 나라로 낙인찍는 일이다.
북한을 대변하는 교과서
현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는 정도차이만 있을 뿐 대한민국에 대한 평가는 박하고 북한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북단의 책임도 남한에, 통일을 달성하지 못하는 책임도 남한에 돌린다. 북한은 자주와 주체의 땅이고 대한민국은 친일, 친미, 기회주의의 땅이라는 식의 맥락이 교과서에 깊숙이 박혀 있다. 따라서 돈으로 사는 평화라도 평화라면 좋은 것이고, 통일도 저들의 비위를 맞출 수만 있다면 어떤 이념을 바탕으로 하든 대수냐는 식이다.
이런 교과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북한정권을 이성국가, 합리적 대화가 가능한 국가라고 인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명확한 찬양·고무보다 더 무섭고 질이 안좋은 경우가 바로 이것이다. 분단국, 휴전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갈라진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의 적은 누구인지, 앞으로 저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못하는 역사교과서는 역사도 아니고 교과서도 아니다.
산업화 그늘에는 열 올리고 민주화 그늘은 외면하는 교과서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60여년의 압축성장을 이뤄냈다. 세계 최빈국에서 벗어나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했으며 민주화까지 성공시킨 나라다. 정치와 경제 두 축 모두를 우리처럼 빠른 시간내에 성공시킨 국가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산업화와 민주화는 단절되어 있지 않다. 경제적 뒷받침 없는 민주화는 존재할 수 없다. 성숙한 민주주의 없이 더 이상의 경제발전도 있을 수 없다.
역사교과서가 바라보아야 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대한 시각은 이러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역사교과서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분절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산업화 시대를 경제발전은 이루었으나 노동자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도시화로 인간소외가 발생했고 자본주의는 약육상식의 경쟁과 피로사회를 가져왔다는 태도로 기술한다.
기술 내용들을 보노라면 그나마 ‘경제발전은 이루었으나’라는 전제를 달아준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다. 반면 민주화에 대해서는 긍정적 측면을 기술하는데 열을 올릴 뿐 민주화의 그늘이라 할 수 있는 떼법, 법치주의의 실종, 책임의식 결여, 타인의 권리 존중과 같은 내용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기업과 노동자를 갈등론적 시각에서 기술하고,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 국제사회로 뻗어나갈 포부를 심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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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사관이 표면화된 지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민중사관 세력은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의 학과뿐 아니라, 연구소, 박물관을 좌지우지한다. 나아가서 역사관계 연구비의 대부분도 연구재단이나 한국학진흥사업단을 통해 이들에게 간다. EBS방송 역시 이들 차지이다. 특히 교과서 제작에 책임이 가장 많은 국편은 민중사관 기관이라고 불릴 정도다./사진=연합뉴스 |
새로운 역사교과서의 방향
정부가 새로운 역사교과서 집필에 임하면서 꼭 중심을 잡아야 할 사안이 있다. 가장 먼저는 기계적 중립이란 말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팩트, 진실의 문제다. 좌우가 ‘균형있게’ 모여 역사의 진실을 표결에 붙이는 것이야 말로 가장 저열한 역사교과서를 만들어내는 길이다. 역사교육을 망치고 어렵게 일어난 역사 바로세우기 움직임을 주저앉히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역사는 역사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알기 위해서는 정치, 철학,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적 성취들을 담아내야 한다. 동시대 국제정세도 함께 보면서 종으로 횡으로 두루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교과서여야 하고 그런 교과서일때라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말하는 ‘올바른’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 ‘헌법가치에 충실한’이라는 말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하여 서있다. 모든 이념에 대해 가치중립적일 수 없는 이유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경쟁이 허용되며 그 속에서 누구라도 승자가 될 수 있는 나라, 그 것이 대한민국이 걸어온 자랑스러운 역사임을 담은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이라야 한다.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