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큐브 에이지알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 대 돌파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지난해까지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고, 판매채널도 마진을 깎아가며 생존에 나섰다. 소비자는 물가 부담에 지갑을 굳게 닫아 결국 내수침체로 이어졌다. 올해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가중됐다.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등 3중고에 탄핵사태까지 덮쳤다.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도 유통업계는 활로찾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해외시장과 사업다각화 등 주요 기업들의 성과와 새해 청사진을 알아 본다.<편집자주>

에이피알은 2년 연속 CES(국제 전자제품박람회)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국 다변화와 B2B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K-뷰티테크'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약 1200여 명의 방문객을 맞으며 글로벌 판로 개척에 나섰다. 2년 연속 CES에 진출한 에이피알은 지난 CES 2024와 비교하면 방문객이 약 70% 이상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외에도 멕시코, 페루 등의 중남미 국가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등의 유럽 국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국가와 인도,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 및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까지 전세계 관계자들이 부스를 방문했다. 이번 CES를 맞아 에이피알은 주력 브랜드 메디큐브의 이름으로 베네시안 엑스포 홀(Venetian Expo Hall) 내 라이프스타일(Lifestyle) 관에 전년 보다 2배 커진 규모로 부스를 차렸다.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의 시너지 효과가 바탕이 된 미래 뷰티를 주제로 부스를 꾸민 에이피알은 해외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PDRN 및 콜라겐, 딥 비타C라인을 비롯한 화장품과 △부스터 프로 △울트라 튠 40.68 △하이 포커스 샷 △부스터 프로 미니 등 주력 2세대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 에이피알 본사 전경./사진=에이피알 전경


에이피알은 이번 CES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현재 글로벌 자체 유통망을 구축해 미국 외에도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에 집중해 진출했다. 여기에 호주, 영국, 인도, UAE, 태국, 뉴질랜드, 덴마크 등과도 B2B 총판 계약을 체결해 수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741억 원, 영업이익 272억 원을 올렸다. 이중 해외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78.6% 성장한 1003억 원을 기록하며 창립이래 최초로 해외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매출 비중은 49%, 해외 매출은 51%을 올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높았다. 3분기까지 거둔 누적 해외 매출액도 2435억 원으로 지난 2023년 전체 해외 매출액 2052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에이피알은 2019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해외사업 중 미국 사업의 비중을 제일 크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에이지알 뷰티 기기(디바이스)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300만 대를 돌파했는데 이중 해외 판매 비중이 47%에 달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전체 누적 판매량 비중이 18%로 해외 시장을 선도하며 가장 높았다. 

눈여겨 볼 점은 미국 외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과 일본이 차례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주력 수출 국가인 미국에 크게 집중되지 않은 고른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피알은 신규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올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장벽에 대한 부담으로 미국 외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를 제조하는 자회사 에이피알팩토리는 현재 서울 가산 제1공장, 경기 평택 제2공장을 가동해 부스터프로, 울트라튠, 하이 포커스 샷 3종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을 판매 채널별 비중으로 보면 미국은 아마존 채널에서의 판매가 매출을 이끌었지만 아시아, 유럽 등 진출에 대해서는 여러 방면의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3분기 매출의 판매 채널 비중은 자사몰이 47.7%, 아마존 등 기타온라인이 18.8%로 집계됐고 B2B 채널이 12.2%로 뒤를 이었다.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며 판매 채널은 기존 국내외 직영 온라인 공식몰을 중심에서 국내 오프라인 매장과 헬스 앤드 뷰티 스토어(H&B) 스토어, 나아가 유럽과 중동 등 기타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하는 B2B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각국 온라인에서도 자체 운영하는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고 해외법인 통해서 수출하고 있어 해당 국가에서도 자사몰을 통한 판매 비중이 높다"며 "최근에는 미국 외 글로벌 판매를 확장하고자 B2B 채널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에이피알 홍콩 메디큐브 팝업스토어 현장./사진=에이피알 제공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춘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크고 K-뷰티 인지도가 급상승 한 만큼 구매력이 좋은 국가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SNS 인플루언서인 '왕홍'과 연계한 본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에이피알은 2020년부터 도우인에 메디큐브 공식몰을 오픈하고 다수의 왕홍 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달 현지 왕홍들과 함께 진행한 도우인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1만2000개 기획 세트 전량이 매진되는 등 성과를 나타냈다.

홍콩에서도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콩 침사추이 하버시티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에서 에이피알은 일 평균 약 1500개 제품 판매고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지난 2023년부터 홍콩에서 팝업 스토어, 전시회, 엑스포 참가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해 지난 3분기 홍콩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93.2% 성장시켰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두바이에서 열린 ‘2024 두바이 뷰티 월드' 참여를 성료했다. 에이피알은 이를 기반으로 스킨케어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과 높은 구매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중동 지역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중동 지역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인 이 행사에서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독립 부스를 통해 에이지알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일본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메가와리’ 행사에서 약 90억 원의 매출 성과를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78.6% 성장했다. 그 외 시장에서는 K-뷰티 유통 기업인 '실리콘투'와 협업에 이어 지난해 영국의 ‘퓨어서울’ 입점 등 판로를 개척해 유럽과 중동 등지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 등 기존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목표하고 있다"며 "B2B 강화를 통해 다양한 국가와 채널에서 판매 증진이 우선 추진될 계획이며 잠재력이 큰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 진출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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