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일극화도 옛 말…서울 내에서도 양극화 양상
강남3구·용산 등 특정 지역만 수요 넘쳐…"양극화 더 심화될 것"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주택 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지역별 차이에서 발생하는 입지가 아파트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벌어진 시세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 아파트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상·하위 아파트 간 평균 가격이 10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억8360만 원이다. 이는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1억1648만원)의 11.02배에 달하는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22년 2월 처음으로 10배를 돌파한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1배를 돌파했다.

이는 KB부동산이 같은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다.

부동산 양극화는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인천·경기,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용산구와 그 외 지역으로 계층화되는 추세다.

부동산 양극화를 다른말로 하면 '서울 일극화'로 표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서울 지역 내에서도 가격 흐름 격차가 생기는 서울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5.6이었다. 이는 10월 5.4 대비 오른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상위 20% 아파트 한 채로 하위 20% 아파트를 평균 5.6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극명히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5분위 평균가는 27억2539만 원이었는데 1월(24억6461만 원)과 비교하면 10.58% 오른 수치다.

반면 1분위 평균가는 1월(4억9913만 원)보다 12월(4억9089만 원)에 오히려 떨어졌다. 

부동산 양극화의 주요 현상은 지역별 격차 외에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들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면서 가계 자산을 모두 부동산 하나에 투입하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벌어졌고, 영끌의 대상은 '똘똘한 한 채'로, 주로 핵심 지역 아파트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의 영끌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통계청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24년 3월 말 기준 한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4022만 원으로 조사됐는데, 그 중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75.2%에 달했다. 금융투자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미국(28.5%), 일본(37%), 영국(46.2%) 등 주요 선진국(2020~2021년 기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핵심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모든 자산을 쏟아부을 정도로 수요가 집중되다 보니 해당 아파트는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르고, 그 외 전국의 나머지 아파트는 하락을 보이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지속과 대출 규제, 경기 불황,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은 일제히 떨어지고 있지만 서울 강남구 등 일부 구에서 가격 상승이 반영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보합세가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불확실성 확대로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핵심 지역의 아파트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강남권, 용산, 성동구 등 선호지역 아파트과 재건축 사업 탄력을 받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재건축 단지들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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