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본격적으로 개막시키며 국내는 물론 미 증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하룻 밤 사이에도 트럼프가 어떤 언행을 했는지에 따라 관련 섹터는 물론 지수 전체가 움직이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자동차·가전 등 수출관련 업종 주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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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본격적으로 개막시키며 국내는 물론 미 증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작년의 상황이 유독 한국에게만 가혹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에게 제각각으로 확산되는 악재인 만큼 각국의 계산식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당장 이번 주말만 해도 미국이 캐나다‧멕시코 등에 대해 관세정책을 발표했다가 30일간 유예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주가지수가 요동쳤다. 지난 3일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들이 유독 심하게 폭락하면서 코스피 지수 전체가 2% 넘게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전일 대비 2.66%, 대만 자취안지수는 3.53% 급락했다.
밤 사이 ‘30일간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흐름은 재반전됐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약 1.55%, 니케이는 약 1.2%, 자취안 지수는 약 0.45%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흐름이다. 단, 어제의 낙폭을 회복한 지수는 없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아직 아시아 지역까지는 본격적으로 확대되지 않은 데 따른 우려로 보인다.
지난 3일 각 종목들의 흐름을 보면 관세전쟁의 구체적인 면모가 조금씩 드러난다. 일단 멕시코 공장을 가동 중인 기아(―5.78%), 캐나다에 공장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4.40%)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긴장도도 매우 높다. SK하이닉스(―4.17%) 등 ‘다음 관세 부과 타깃’으로 거론되는 반도체 기업들은 하락폭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뜻을 천명한 만큼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완성차 업체들은 무관세로 북미 시장 공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멕시코 등에 공장을 두고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이점이 트럼프 2기에선 도리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기업 중에선 삼성전자‧LG전자‧기아‧HL만도 등 수출가전‧자동차 업체 등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에서 양극재 사업을 추진 중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지난 3일 하루에만 주가가 9% 넘게 내렸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되도록 이번 관세전쟁의 타격을 덜 입는 쪽으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엔터주나 K-뷰티 관련주들이 손꼽힌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강점으로 C뷰티(중국 뷰티 업체)의 대체재로 부상하며 수혜를 입었다”면서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미국 수출국 중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가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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