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 왕복 620km…연비 8.3km/L...진정한 SUV 제왕
압도적 크기와 존재감...국내 최장 휠베이스 광활한 실내 공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점점 더 큰 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조사들은 기존보다 더욱 거대한 차체를 가진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신차들이 등장하며 선택지가 다양해졌지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국내에서 초대형 SUV를 찾기는 쉽지 않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SUV의 제왕'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크기와 존재감으로 유일무이한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에스컬레이드의 공간성을 대폭 확장한 '에스컬레이드 ESV'를 직접 경험해 봤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김연지 기자

'에스컬레이드 ESV'는 기존 신형 에스컬레이드의 바디를 확장한 롱 휠 베이스 모델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대구 수성구까지 도심과 고속도로를 고루 주행했다. 시승코스는 620km가량으로 가속감을 느껴볼 수 있는 직선주로와 와인딩 코스, 비포장도로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에스컬레이드 ESV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기존 에스컬레이드보다 더 길고 웅장한 모습이다. 블랙 컬러의 바디와 대형 그릴이 결합된 전면부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대형 블랙 메시 패턴 그릴은 스포티하면서도 위압적인 인상을 준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김연지 기자

측면에서 바라본 에스컬레이드 ESV는 '크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낮게 깔린 벨트라인과 길게 이어진 윈도우 라인은 무게감을 더해 더욱 웅장한 느낌을 준다. 후면에서도 에스컬레이드 ESV만의 위용이 느껴진다. 캐딜락 특유의 세로형 테일램프, 캐딜락 로고, 에스컬레이드의 레터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깔끔한 모습이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실내 공간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에스컬레이드 ESV의 전장은 에스컬레이드(5380mm) 대비385mm 길어진 5765mm, 휠베이스는 신형(3071mm) 대비 336mm 길어진 3407mm로 국내 판매 SUV 중 가장 긴 차체를 자랑한다. 국내 최장 휠베이스가 만들어낸 여유넘치는 공간은 차가 아닌 집에 들어선 듯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3열 공간은 일반 SUV의 2열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넓다. 3열에서도 167cm 성인 여성이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3열까지 모두 사용할 때는 1175L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며, 3열을 폴딩하면 2665L,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4044L라는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캐딜락 제공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38인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연결돼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다. 운전자 기준 좌측에 배치된 컨트롤 패널 터치스크린에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정보와 클러스터를 통해 보여주는 정보를 제어할 수 있으며, 중앙에 배치된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필요한 기본 정보 외에 컨트롤 패널을 통해 제어되는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운전석에 오르면 차량의 광활한 공간이 단숨에 느껴진다. 보통은 차를 타면 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듯한 느낌인데 에스컬레이드 ESV는 큰 공간 모퉁이 하나를 겨우 차지한 느낌이랄까. 제원상으로만 봤던 차체의 크기를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에스컬레이드 기본 모델을 처음 탔을 때는 버스에 올라탄 듯 높은 시야에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시원하게 탁 트인 시야가 개방감으로 다가왔다. 차체가 워낙 길어 3열의 승객과는 대화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캐딜락 제공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냉장 및 냉동 기능이 포함된 콘솔 쿨러가 자리하고 있다. 물이나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었다. 냉장고가 큼직하게 들어가 있는 만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거리감이 꽤 있다. 보통은 간단히 팔을 뻗어 조수석에 있는 물건에 손이 닿지만 에스컬레이드 ESV는 몸이 조수석 쪽으로 살짝 넘어가야 하는 수준이다.

도로 주행을 시작하면 게임 속 공간에 들어선 느낌도 든다. 특히 주위에 세단이나 소형차들이 즐비한 순간에는 혼자만 거인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커다란 몸집은 도로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공차 중량이 2885kg에 달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크고 무거워 보이는 차체는 생각보다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에스컬레이드 ESV에는 6.2L V8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김연지 기자

정지 상태에서 가속하면 거대한 차체가 무색할 정도로 가볍게 움직였다. 고속도로에서도 힘에 부치는 느낌 없이 날렵한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엑셀에서 발을 떼는 순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전기차 회생제동만큼이나 급격히 속도가 줄어들어 3톤에 달하는 차량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육중한 몸은 급커브 구간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구불구불 와인딩 구간에서는 단단한 접지력을 발휘했고, 핸들링은 정교하면서도 안정적이였다. 요철이 많고 험한 노면에서도 충격과 진동을 잘 흡수해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다.

   
▲ 에스컬레이드 ESV./사진=김연지 기자

연비는 생각보다 잘 나왔다. 에스컬레이드의 복합 연비는 6.5km/L인데 실제 주행 후 평균 연비는 8.3km/L를 기록했다. 최고 연비는 11.9km/L를 기록했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그 어떤 SUV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모델이다. 크기와 연비를 감수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고민은 사치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디자인에 크롬 요소를 반영해 세련된 강인함을 강조한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과 유광 블랙을 활용해 역동성을 돋보이게 한 '스포츠 플래티넘'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판매 가격은 1억6557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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