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재영 기자] '어떤 살인' 안용훈 감독이 자신의 연출 철학을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어떤 살인'은 세 명의 남성들에게 충격적인 일을 당한 여성이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 외롭고도 처절한 계획을 진행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안용훈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보통 사람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한 여성을 이해한다고 하는 말은 진심으로 그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흉내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안 감독은 이어 "단순히 영화의 흥행만을 위해서 ‘성폭행’이라는 소재를 이용하기는 싫었다. 노출이나 성행위를 보여주기 보다는 그런 일을 당한 여자의 감정을 최대한 따라가려 했다"고 ‘어떤 살인’의 연출 지향점을 밝혔다.

 

이 영화에서는 안 감독의 조폭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조폭연기를 한 그이지만 사실 굉장히 여린 면을 지니고 있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안 감독은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면서 나는 괴로워하고 있는데 출연배우들은 서로 농담도 나누면서 분위기가 훈훈하더라"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말했다.

 

안 감독은 현재 성범죄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잔혹한 사건은 미국사람들의 정서로 봤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성범죄 가해자에게는 냉혹한 처벌과 더불어 사회적 분위기도 그들에게 냉담하며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려 한다"고 자신이 유학한 미국의 사례를 든 것.

 

이와 함께 그는 "이 영화로 인해 성범죄 피해자들의 리얼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작품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어떤 살인'은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