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씨엠,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반덤핑 제소 결정
2025-02-27 09:25:13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연 280만톤…3조원 규모 건축자재 시장 중국 저가재에 ‘잠식’
글로벌 경쟁력 갖춘 국내 철강 제조업…성장 동력 상실 우려
정부 주도 무역규제 ‘절실’…세아씨엠 등과 공동대응
글로벌 경쟁력 갖춘 국내 철강 제조업…성장 동력 상실 우려
정부 주도 무역규제 ‘절실’…세아씨엠 등과 공동대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동국제강그룹의 도금·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은 건축용 중국산 컬러강판·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AD)를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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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씨엠 부산공장 전경./사진=동국씨엠 제공 |
동국씨엠은 저가형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무분별한 국내 유입으로 프리미엄화-차별화에 노력하는 국내업체 발전을 저해하며, 내수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기준 미달 제품으로 국민 주거 안전을 위협하는 점을 우려해 건축용 도금·컬러강판 국내 최대 생산자로 동종업계와 힘을 합쳐 제소를 추진하기로 했다.
건축용 도금·컬러강판은 쓰임이 다양하다. 저가재는 단색 샌드위치 패널로 공장·창고에 쓰인다. 고가재는 디자인과 기능을 갖춰 지붕·내벽·외벽·간판 등 건축 내외장재로 사용된다. 내수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연 280만 톤 수준이다. 금액 환산 시 약 3조원 규모다. 그 중 수입산은 100만 톤을 차지한다.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90%다.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도금·컬러강판 프리미엄화를 주도하는 나라다. 동국씨엠의 ‘럭스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동국씨엠 외에도 세아씨엠·KG스틸 등이 생산한다. 각 업체 모두 강판에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해 색과 기능을 부여함으로 차별화 강점을 가질 것으로 판단해 수년간 투자를 거쳐 ‘소품종 다량생산’ 위주 양산형 철강사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프리미엄 철강사로 성장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글로벌 시장에서 타국 철강사와 경쟁하며 성장해야 할 프리미엄 도금·컬러강판 제조사의 터전인 내수 시장이 수입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난립으로 다시 저가재 수준으로 퇴보하고, 성장 동력을 점차 잃어갈 수 있음을 우려해 무역규제를 통한 시장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봤다.
실제로 중국산 건축용 도금·컬러강판 수입 물량은 최근 3년간 연 76만 톤에서 연 102만 톤까지 34.2% 증가했으며, 단가 또한 톤당 952달러에서 730달러로 23.3% 낮아졌다.
저가 수입산 급증으로 2024년 동국씨엠 내수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건축용 도금강판과 건축용 컬러강판에서 각각 84%, 24% 감소하면서 실질적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동국씨엠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 높아지는 세계무역장벽 속 ‘프리미엄화·차별화’가 유일한 생존 방향이라 여기고, 더 이상 내수 기반이 무너져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 판단해 세아씨엠 등 국내 동종업체들과 세부 조율 과정을 거쳐 저가 중국산 도금·컬러강판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부터 AD 제소 실효적 규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사 개시가 예상되는 열연강판에 대해 만약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할 경우 중국 내부에서 도금·코팅 등 후가공을 거쳐 도금·컬러강판류로 둔갑해 우회 수출하는 물량이 급증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철강 생산 구조에 대한 거시 분석을 통한 전략적 통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종 철강 제품부터 단계적 무역규제를 적용함으로 주변국과 마찰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철강업계 동반 생존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국씨엠은 주거 안전을 위협하는 중국산 불량 도금·컬러강판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 시장 유통 중인 중국산 컬러강판 대부분이 건축법 규정 도금량(90g/㎡)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60g/㎡)인 게 현실이다. 게다가 제조사조차 적혀있지 않은 상태다. 도금 두께는 부식 및 화재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으로 최근 3년간 약 270만 톤이 국내로 유입됐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