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량 저조 속, 주가 석달새 '반토막'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세계적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르며 주가가 크게 급등한 테슬라였지만 오히려 트럼프 취임 후 약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 세계적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Y RWD. /사진=테슬라코리아


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4.4% 급락한 272.04달러로 장을 끝마쳤다. 장중에는 261.84달러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5일 대선 당일 종가(251.44달러) 이후 최저가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동안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테슬라 주가는 360.56달러에서 272.04달러로 24.6%나 주저앉았다. 

이날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479.86달러)와 비교하면 43.3%나 폭락한 수준이다.  

테슬라의 주가가 이처럼 흘러내리는 이유는 전기차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별한 호재도 없는 점이 주가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공장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2% 줄어든 3만688대에 그친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저치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1.5% 감소한 6만3238대를 출고했다. 

앞서 지난 1월 유럽에서도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45% 급감한 바 있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37% 늘어난 상황에서 기록한 감소세라 더욱 뼈아프다. 독일에선 1년 새 판매량이 60% 안팎 급감했고, 영국에선 처음 중국 업체 BYD(1614대)보다 낮은 월간 판매량(1458대)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주가 부진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의 최선호주로 줄곧 뽑혀온 종목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서학개미의 순매수액 1위 종목은 테슬라로 무려 17억6164만달러(약 2조5632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은 177억5077만달러(약 25조8274억원)에 이른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업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자율주행(FSD) 라이선스 판매, 로보택시 규제 완화, 휴머노이드 양산 경쟁력 확보 등이 있어야 주가가 반등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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