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인하로 올 성장률 0.17%p↑ 추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은 당분간 국내 경제의 낮은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 부양 측면에서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시사했다. 앞서 단행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17%포인트(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3월)에서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데 비중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가 인하의 시기와 속도는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을 살펴보며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커짐에 따라 통화정책의 기조를 전환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3.50%에서 2.75%로 총 0.75%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17%p, 0.26%p 끌어올릴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5%, 1.8%로 제시했는데, 이는 앞선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연내 1~2차례 추가 인하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발(發) 관세전쟁이 격화되면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국내 성장률이 기본 전망(1.5%) 대비 0.1%p 낮아지고, 내년 성장률은 기본 전망(1.8%)보다 0.4%p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지난해 8월 이후 정책여건을 보면 물가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신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자영업자 등 특정 취약 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보다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도 “올해 1.5% 이상 성장하려면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15~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으로 경제성장률을 0.2%p 높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 금통위원은 “낮은 성장세에는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성장세 회복을 위해서는 경기대응적 처방과 함께 구조개혁 등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