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변수로 떠오른 '토허제'…당국·은행 '예의주시'
2025-03-17 10:46:59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토허제 해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주담대 취급현황 점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초 둔화 추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맞물려 다시 들썩이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가운데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 비중이 늘면서 대출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
▲ 올해 초 둔화 추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맞물려 다시 들썩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7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672조원으로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10개월 만에 9000억원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연초 은행권의 대출 취급 재개와 이사철 수요 증가로 주담대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다.
문제는 지난달 서울시가 토허제 구역을 해제하면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뛰고, 거래량이 늘고 있어 주담대 수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3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0% 올라 직전 주(0.1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2월 첫째·둘째주 0.02% → 2월 셋째주 0.06% → 2월 넷째주 0.11% → 3월 첫째주 0.14% 등으로 상승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토허제 해체 최대 수혜지역으로 지목되는 송파구는 잠실동 위주로 가격이 급등하며 전주 대비 0.72% 상승했다. 이는 2018년 2월 첫째주(0.76%)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현재로서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하향 안정화하기 위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3.8%) 이내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은행들도 올해 경영계획에 따라 대출 운영에 있어 시기별 쏠림이 없도록 월별‧분기별 목표를 세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주담대 신청 추이 및 취급현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최근 가격이 단기 급등한 서울시 일부 지역의 주택 관련 대출 취급에 있어 향후 리스크 수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3월 이후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융권 스스로가 3월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사무처장은 “금리인하 추세 가운데 일부 지역에 대한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실수요 전반에 대한 자금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각의 상황별로 ‘운용의 묘’를 살린 금융사 스스로의 자율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일선 창구와 현장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