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서 추가 확진, 일시이동중지 및 살처분
심각단계 적용지역 확대, 축산물 수급 관리도 철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2년여 만에 구제역이 전남 지역에서 확진됨에 따라 방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첫 발생을 시작으로 다시 추가 발생사례가 나오자 주말에는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필두로 관계기관·지자체 등이 참여해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 점검에 나섰다.

   
▲ 과거 구제역 발생 당시 방역 현장./사진=연합뉴스


중수본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 소재 한우농장의 69마리 중 3마리가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한우에서 침 흘림 등 의심 증상을 발견한 농장주가 15일 신고했고, 정밀검사 결과 16일 구제역이 확진됐다. 올해 전남 영암에서 지난 13일 첫 발생 이후 이틀 만에 무안에서도 추가 발생한 것이다.

구제역은 현재까지 전남 영암과 무안 등지에서 총 5건의 의심 사례가 접수돼 혈청형 확인 등 추가 조사 중에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7종류의 혈청형이 있으며, 섭씨 50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고 강산이나 강알칼리 조건에서 쉽게 파괴된다. 잠복기는 보통 2~8일 정도이며, 최대 잠복기는 14일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백신접종이 미흡한 농장에서는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국에 있는 모든 우제류 농장은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지체없이 방역 당국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수본은 전남 무안군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 즉시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즉시 초동대응팀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농장 한우 전 두수 살처분과 함께 역학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이번 구제역 확진에 따라 기존의 전남지역 8개 시군에 이어 1610시부터 무안군과 인접한 함평군, 신안군에 대해서도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단계에서 심각단계로 추가 상향 조정하고, 그 밖의 시도와 시군은 주의 단계를 유지토록 하고 있다.

전남 우제류 사육 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서는 1610시부터 1722시까지 36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하고, 가용한 모든 소독 자원을 투입해 우제류 농장 및 농장 진입로 등을 소독하고 있다.

아울러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중수본은 전남지역 소, 염소, 돼지 등 전체 우제류와 전국 소·염소에 대한 일제 접종을 22일까지 실시토록 했다. 발생지역과 인접지에는 우제류 전체에 대한 일제 접종을, 그 외 지역에는 소·염소 일제 접종과 돼지의 경우는 농장별 접종 주기에 따라 시행할 예정이다.

집중소독과 전문가의 방역 관리도 추진된다. 전국 농장을 대상으로 발생상황을 전파하고, 임상 예찰·전화 예찰, 취약 시설 집중소독을 진행하며, 중앙기동방역기구 전문가 3명이 발생지역에 투입돼 현장 방역 상황을 관리한다.

현재까지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은 344마리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적인 확산세는 아니다. 전체 한우 사육 마릿수 기준으로는 0.02%에 불과한 수준이며, 항체 형성률도 94~95% 정도인데, 발생지인 전남지역이 조금 낮은 것으로 파악돼 면밀하게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축산물 수급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확산 여부에 따라서는 살처분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영암, 무안군 외에도 전남도는 도내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을 해줄 것을 강조하면서 군 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불법 축산물이 판매되지 않는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약처에서는 합동 단속을 시행해 주시고, 긴급 백신접종 이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구제역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도 주문했다.

한편 구제역은 과거 2000년 이후 2023년까지 총 435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7330농가에서 약 392만두가 살처분됐고,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약 34000억 원의 재정 소요가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컸던 사례는 20101128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이를 계기로 당시 구제역 예방백신을 최초 도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