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품에 안긴 티웨이항공, 아시아나 빈자리 채울까
2025-03-18 16:02:44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31일 티웨이항공 주주총회…대명소노그룹 추천 이사로 신임대표 선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티웨이항공이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되면서 경영진 개편과 사업 전략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정홍근 대표가 퇴임하고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이후 어떤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어갈지, 특히 중장거리 항공사로의 도약 가능성과 에어프레미아와의 통합 가능성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안건 17개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은 티웨이항공이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 열리는 주총으로 새로운 경영진 구성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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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티웨이항공 제공 |
◆ 정홍근 대표, 31일 퇴임…"큰 대과 없이 물러나게 돼 다행"
티웨이항공은 항공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정 대표의 리더십 아래 중·장거리 노선 확장을 추진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10년 간 티웨이항공의 성장을 이끌어 온 정 대표는 4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퇴임을 결정, 오는 31일 임기를 마치고 회사를 떠난다.
정 대표는 항공업계에서만 40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LCC 업계 최장수 CEO다. 정 대표는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국내선 영업팀장, 일본 나고야 지점장 등을 거쳐 2009년 신생 항공사였던 진에어로 옮겼다. 이후 4년여 간 진에어 경영지원부서장(상무)을 지냈다.
2013년 티웨이항공에에 합류해 영업서비스본부장을 맡았고, 2015년 일본지역본부장으로 이동했다가 그해 12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2018년 기업공개(IPO), 2O20년 LCC 첫 자체 안전훈련센터 개관, 2022년 인천∼시드니 LCC 최초 취항, 2024년 유럽 진출 등의 굵직한 사업을 이끌었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 티웨이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3월 31일 주총일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난다"며 "큰 대과 없이 자리를 물러나게 돼 정말 다행스럽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LCC 최장수 CEO로서 맡은 일을 충실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제 티웨이항공은 젊고 깨어 있는 새로운 경영진을 맞아 새롭게 변화하고 장거리 운항에 성공한 LCC의 면모를 더욱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정 대표가 4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정 대표는 결국 퇴임 수순을 밟는다. 대명소노그룹의 인수 이후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 대명소노, 31일 주총서 신임 대표 선임…이상윤·안우진 하마평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6일 티웨이항공의 기존 최대 주주인 예림당과 예림당 오너 일가가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주식 전량 총 5234만 주(지분율 46.26%)를 2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주총 이전까지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과 티웨이항공 및 티웨이항공 모회사 티웨이홀딩스 간의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면, 서 회장을 비롯한 대명소노 측 인사들이 티웨이항공의 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공정위의 승인 절차가 오는 31일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승인이 지연될 경우, 대명소노의 공식적인 경영 개입 시점도 다소 늦춰질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이사도 선임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의 새 대표이사는 대명소노그룹이 새롭게 추천한 이사진 중에서 선임될 전망이다. 현재 대명소노그룹의 서준혁 회장이 티웨이항공의 이사진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크며, 이광수 소노인터내셔널 홀딩스부문 대표이사와 이병천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부문 대표이사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9명의 이사 후보 가운데 이상윤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 태스크포스(TF) 총괄 임원, 안우진 소노인터내셔널 세일즈마케팅·개발본부 총괄 임원, 서동빈 항공사업TF 담당 등이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항공 경험이 많은 인사를 내세울지 대명소노그룹의 전략적 경영 색깔을 강조할 지가 관심이 집중된다.
◆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통합 가능성…제 3의 FSC 탄생?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인수 후 또 다른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와의 통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항공사의 합병을 통해 중·단거리 노선과 장거리 노선을 모두 운용 가능한 새 항공사를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확실한 오너가 없다. 사모펀드와 개인 대주주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상황으로 확실한 경영 주체가 없다. 코로나19 시기에 입었던 금전적 피해가 어느 정도 복구된다면 엑시트를 노릴 수 있는 만큼,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기존 LCC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재배분되는 30여 개 운수권 수혜자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사의 합병은 곧 제3의 FSC의 탄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티웨이항공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대명소노가 운영 중인 리조트와 해외 관광지 간의 항공 노선을 연계해 여행·관광 패키지 상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전략은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이 보유한 숙박·여행 인프라와 티웨이항공의 항공 노선이 결합되면, 자체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해지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는 31일 정기주총 이후 새로운 경영진이 출범하면 티웨이항공의 향후 전략이 보다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면서 "10여 년 티웨이항공을 이끌어 온 정 대표가 떠나는 만큼 티웨이항공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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