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천 가산면에 뜬 ‘왕진버스’…어르신 맞춤 진료 인기
2025-03-18 16:33:04 |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송미령 장관 “작지만 따뜻한 정책, 지역에 맞게 확대됐으면”
올해 90억 원 투입, 15만 명·300여 개 마을에 제공
올해 90억 원 투입, 15만 명·300여 개 마을에 제공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때아닌 3월의 한파가 눈을 몰고 온 18일, 예고됐던 대로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에 ‘농촌 왕진버스’가 떴다. 말이 왕진버스지 가산농협에서 마련한 제법 넓은 다목적 공간이 의료진과 진료를 받으러 온 지역민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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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시 가산면에서 실시한 ‘농촌 왕진버스’ 현장./사진=농식품부 |
경기도 북부 지역은 의료 취약 지구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 이어 의료진들이 온다는 소식에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농협에서 마련한 버스 두 대에 나눠타고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입장했다. 대기번호표를 받아들고 접수 데스크를 거쳐 의료차트를 작성하고 원하는 진료대로 향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 채 되기 전에 준비한 대기표가 210명을 넘어갔다. 함한진 농협중앙회 지역사회공헌부 농촌복지추진팀장은 “오늘 하루 진료에 350~400여 명이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료는 양방과 한방진료 및 처치, 치과와 구강관리검사, 근골격질환과 연세대 스포츠재활연구소의 건강운동, 검안과 시력측정, 치매상담이 이뤄졌으며 간단한 약처방을 위한 약국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어르신들의 취약 부분인 당뇨·골밀도검사와 물리치료, 영양 수액 처방도 실시됐다. 뿐만아니라 지역연계서비스로 포천시 사회복지협의회의 이미용, 손마사지, 네일봉사와 소방서에서 마련한 완강기사용법 체험, 법률상담 등도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 외에도 고령자 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필요시 의사·한의사·간호사 등으로 꾸려진 양·한방 협진 진료팀들이 재택방문도 준비하고 있다.
‘농촌 왕진버스’는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이라는 정부의 농정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보건·의료 취약계층인 농촌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2월 안동지역에서 발대식을 시작으로 3월부터 의료가 취약한 농촌 지역에 의료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시작했다.
농촌 지역은 고령화율와 유병률이 도시에 비해 높으나, 교통과 의료 접근성은 낮아 적기․적시에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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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시 가산면에서 실시한 ‘농촌 왕진버스’ 현장./사진=미디어펜 |
최근 인기 TV예능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에서 강원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개원의 출연자가 지역의 의료난 때문에 지역을 떠날 수 없다는 소신발언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할 만큼 농촌의 의료환경은 열악하다. 의사 한 명에 지역 의료계의 운명이 달린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협, 지자체와 함께 의료가 취약한 농촌 지역에 60세 이상 주민, 농업인,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양한방 의료, 안과·치과 검진 등 의료서비스를 90억 원(국고40%, 농협 30%, 지차제 30%)의 예산을 투입해 연간 300여 개 마을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가 진행되는 포천 가산농협에는 의료진 100여 명과 의료 및 봉사자들이 함께했다. 포천지역의 병원을 포함해 멀리는 부산, 대구 등 타지에서 휴가를 내고 온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의료진도 적지 않았다.
왕진버스 사업은 1~2월에 각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91개 지역에서 신청을 완료했으며 작년에 9만여 명이 의료서비스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의료혜택을 15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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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시 가산면에서 실시한 ‘농촌 왕진버스’ 현장./사진=미디어펜 |
이날 현장을 찾은 송미령 장관은 “(왕진버스 사업이)지난해 반응이 좋아 올해는 지역주민 혜택을 15만 명으로 늘렸다”면서 “농촌 왕진버스는 자주 시행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작지만 따뜻한 정책이다. 이 모델을 보고 지역에서 지역농협과 의료진이 함께 지역방식에 맞게 확산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으로 그동안 교통·의료가 취약해 병의원 이용이 불편했던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농촌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으로 삶의 질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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