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생산·저장·공급 '완결형 밸류 체인' 주목
LG화학·LG전자 등 핵심 계열사 역량 집중 탄력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오는 2030년 제주도가 ‘탄소 없는 청정 섬’으로 변신한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력의 소비 시점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전력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에너지솔수션이 본격 적용되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 8일 한국전력공사, LG와 함께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 배출 없는 청정 섬으로 만들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LG가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에너지솔루션의 대표적인 성과로, 이는 LG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친환경에너지의 생산부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 체인(Value Chain)’ 사업역량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 지난 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전력공사, LG가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은(오른쪽부터)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하현회 (주)LG 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LG그룹 제공

대표적인 사례로 LG전자의 태양광 모듈이 전기를 생산하고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이를 저장, LG CNS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LG는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 지난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17년에 4조원 대 후반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LG그룹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분야의 투자 규모도 대폭 늘렸다. LG전자는 올해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1600억 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LG전자는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한다.

LG전자는 지난 8월 태양광 모듈 신제품 ‘네온2(NeON2)’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6인치대(15.67cm) 크기의 N타입 웨이퍼 기준 세계 최고의 모듈 효율을 달성한 초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으로 모듈 효율을 19.5%로 향상시키고 출력도 320W로 끌어올렸다.

지난 2월엔 일본 최대 태양광 국제 ‘PV 엑스포’에 참여하는 등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세계 태양광 수요 9.34GW 가운데 2.21GW가 일본일 정도로 시장성이 크다.

LG전자는 2020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ESS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ESS BD(Business Division)를 공식 출범하고 ESS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같은 해 LG화학 익산공장에 3MW 규모 ESS 제품 설치를 시작으로 올 초에는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으로 대림산업 전주공장에 1MW급 ESS 설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106억원을 투자해 인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1.44MW급 ESS 통합시험 설비를 구축했다.

LG전자는 빌딩용과 발전용 ESS 제품에서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ESS 분야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의 ESS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LG화학도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월 북미 최대 발전 사업자인 듀크 에너지(Duke Energy)가 미국 오하이오주 뉴리치몬드시에 구축한 화력 발전소의 전력 안정화용 ESS 실증사업에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으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공급체계 개념도. / LG그룹 제공

이번 수주는 배터리뿐 아니라 전력변환장치(PSC), 시스템 통합(SI) 등을 포함한 ESS 전체를 일괄 구축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력을 다시한번 인정받은 것으로, 향후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게 됐다.

앞선 4월에는 북미 최대 전력제품 유통업체 젝스프로(Gexpro)를 비롯해 PCS 업체인 아이디얼 파워(Ideal Power), EMS 업체인 젤리(Geli) 등 3개사와 ‘상업용 ESS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젝스프로가 개발 중인 45KWh급 상업용 ESS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이 ESS 제품은 미국 내 학교, 병원, 주유소 및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 건물에 공급하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제휴로 올해 65MWh에서 2020년 1GWh 규모로 연평균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상업용 ESS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CNS는 국내외에서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분야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며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의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은 원격검침인프라(AMI,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를 통해 특정 지역의 전력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분석으로 변화 방향을 예측해 도시 전체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LG CNS는 지난해 9월 폴란드 최대 전력회사 타우론전력이 발주한 총 사업규모 약 480억 원, 33만 대의 AMI 공급과 시스템 구축 사업을 경쟁입찰 끝에 수주하며 향후 1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폴란드 AMI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지난 9월에는 경상북도, 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울릉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본격 조성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LG CNS는 이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울릉도를 ‘세계 최초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하게 된다. 이를 위해 기존 디젤 발전기 대신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ESS,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EMS 등을 연계한 융·복합 독립형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LG는 이러한 에너지솔루션 경쟁력으로 해외 신인도 강화를 위해 해외 광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하루 10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는 미국 LA공항 국내선 터미널을 비롯 포춘(Fortune), 포브스(Forbes), 블룸버그(Bloomberg) 등 해외 유력 비즈니스 주·월간지와 솔라 인더스트리(Solar Industry), PV 매거진, 포톤 인터내셔날(Photon International) 등 에너지 전문지에도 광고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LG는 에너지솔루션 사업의 밸류 체인(Value Chain)별 제품을 한 곳에 모아 소개한 영문 사이트(www.lgenergy.com)도 개설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에너지솔루션 분야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이들을 활용한 국내외 실증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한편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친환경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는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며 “신사업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