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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대신증권이 노사갈등으로 증권가 폭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신증권 사측이 이남현 노조지부장의 면직을 상정한 인사위원회를 강행하면서 이 지부장은 물론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인사위원회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사위원회에서 이 부장에 대한 면직 결정을 내릴 경우 그 후폭풍은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대신증권 지부는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해고위협과 노조탄압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인사위원회에 항의한다는 의도다. 이 과정에서 본사 진입을 시도하는 노조원들과 이를 막는 경찰 등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지부장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열린 이유는 노조 카페에 올린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의 문제점과 회사의 잘못된 정책을 지적한 글이 기밀문서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대신증권이 논의해 만들어졌고 실질적으로 강제해고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미 지난해 7월, 취업규칙 등 사규 위반으로 이 지부장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개선기미가 없어 추가적인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부장은 회사의 징계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이후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이번 인사위원회 결과는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
인사위원회를 마친 이 지부장은 “보통 인사위원회 당일에 징계가 나오지만 사측이 당일에 결정을 안 내린 것은 향후 소송을 대비해 마치 면밀한 검토를 한 것처럼 보이려는 의도로 판단된다”며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퇴사자 13인의 소송이 진행 중이인 만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대상자 30%가 퇴사하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이 어디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면직결정이 예상된다. 면직이 나온다면 소송과 사무금융노조 연대투쟁 등을 포함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창조컨설팅은 프로그램 제안을 받은 여러 곳 중 하나에 불과하고 창조컨설팅 제안과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이 엄연히 다르고 이 지부장이 이를 알고 있음에도 허위사실을 유포해 법원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언제 인사위원회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며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 이수자 30%가 퇴사했다고는 하지만 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WM)로 트렌드가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변화를 거부하고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 성과관리 프로그램에서 등산 등은 3개월에 한번 정도 있었고 그나마도 직원들이 싫다고 해서 작년 7월에 모두 없앴다”며 “이미 사라진지 1년이 넘은 것을 갖고 지엽적으로 ‘퇴출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