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사업 확신 장기간 적자에도 독려
LG화학, 중국시장 수주 1위 등 성과 속속
▲ 구몬무 LG그룹 회장 |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최근 LG화학이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선언하면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남달랐던 전기차 배터리 애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과거 2차전지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구 회장의 의지는 LG화학이 현재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큰 두각을 보이고 있는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약 20여 년 전인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그룹의 미래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영국 출장 중에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을 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를 접하고 “이것이 미래의 새로운 성장사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에 구 회장은 귀국하면서 2차전지 샘플을 가져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2차전지를 연구토록 주문했다. 이후 1996년에 리튬전지가 음극재, 양극재, 전해질 등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 만큼 소재분야 연구능력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으로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조직을 이전해 연구를 계속 진행토록 했다.
애초 구 회장의 기대와 달리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1997년 LG화학 연구진이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을 처음으로 성공하긴 했지만 대량 양산하기에는 품질이 좋지 않았고 일본 선발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1990년대부터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그룹 내부에선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빗발쳤다.
그렇지만 구 회장은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을 당부하며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라”고 독려했다.
2005년 2차전지 사업이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구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다시한번 임직원들을 다독여 나갔다.
특히 구 회장은 2010년 미국 홀랜드 공장 기공식과 2011년 충북 오창공장 준공식을 비롯, 올해 중국 남경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며 사업현장을 모두 확인하는 등 LG화학 2차전지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 중국 전기차 시장 전망(단위, 만 대) / IHS |
그 결과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 1위로 평가 받는 등 2차전지 시장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 평가에 따르면 LG화학은 세계 주요 업체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또 ESS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는 2013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LG화학은 현재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다임러,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제일기차 등 20여개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특히 LG화학은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부터 중국 남경 공장에서 연간 10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New Energy Autos’라는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추진하며 올해 말까지 40억위안(약 70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 내년까지 정부와 공공기관 신차의 30% 이상을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중국 친환경차 시장은 올해 약 11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20년엔 그 규모가 65만5000여대로 대폭 늘어나 북미,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