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최근 분양시장의 호황에 편승해 분양가를 올리는 건설사가 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값을 웃도는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은 공급과잉 우려에 이어 고분양가 리스크도 커지는 분위기다.
▲ 자료제공=부동산114 |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분양한 전국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992만원으로 재건축을 제외한 기존 아파트 매매시세(934만원)를 웃돌았다.
지난 2011년에 시세의 97%까지 낮아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13년 다시 기존 아파트값(111%)을 넘어선 이후 3년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국 17개 시·도 모두 시세 대비 분양가 비율이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부산은 17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부산은 10월 현재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809만원 선이지만 올해 분양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무려 1427만원에 달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연간 평균 분양가로는 가장 높고, 지난해(971만원)와 비교해도 무려 47%나 뛴 것이다.
부산은 최근 해운대구의 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펜트하우스가 3.3㎡당 7000만원 대의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우며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특히 해운대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동구 등 원도심에서도 3.3㎡당 분양가가 1300만원에 이르는 등 분양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추세다.
부산에 이어 시세 대비 분양가 비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으로 162%를 나타냈다. 전남은 기존아파트 매매가 평균이 3.3㎡당 418만원인데 비해 올해 3.3㎡당 평균 분양가는679만원 선을 보였다.
서울은 올해 분양한 아파트의 3.3㎡당 분양가 평균이 1836만원으로 기존 아파트 매매시세(3.3㎡당1602만원)의 115%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는 올 연말강남 재건축 물량이 대거 분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서울지역 평균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시장에 악재는 또 있다. 활황에 편승에 단기간 밀어내기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전국 30곳에 2만6000여세대가 쏟아져 나왔다. 수요는 한정됐는데 앞다퉈 분양에 나섰다는 얘기다.
분양은 심리이자 시기다. 동시 밀어내기는 청약률 부진으로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 경우 내집 마련 심리도 위축될 소지가 높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 분양가를 올리는 건 집값 거품이나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에 나서기 보다는 기존 아파트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해 적정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입주시점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