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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몰락'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

2015-10-31 11:11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국회예산정책처 'NABO 보고서', 정부의 자영업자 비중 늘리는 영향
자영업자 간 경쟁완화 경쟁력 강화 지원 사업 개선 필요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의 아우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자영업자 늘리기와 생계형 지원에 집중되다 보니 될 성 부른 자영업자 키우기엔 소극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부 재정을 투입해 자영업자 비중만 눈덩이처럼 커졌지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 결과다.

   
▲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NABO 보고서(자영업자 지원 사업 평가)에 따르면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사업은 자영업자 비중을 늘리는데 어는 정도 영향을 미쳐왔으며 자영업자 간 경쟁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영업자 지원 사업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자영업자 지원사업 평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62만1000명이다. 이는 취업자 중 21.5% 수준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1965년 36.8%로 상용근로자나 임시근로자 비중(21.8%)에 비해 높은 수준이나 1980년대 이후부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영영업자와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높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자영업자와 비금임금로자 비중은 2012년 각각 2012년 15.4%, 16.1%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23.2%로 5위 수준이며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터키(37.1%)이며 우리나라(28.2%)는 4위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상호 간 경쟁과다로 인한 생존율 저하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기업의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30.2%로 OECD 국가들 중 낮은 수준이어서 창업기업의 경영환경은 상대적으로 나쁜 상황이다.

이같은 불안감은 경영상황의 악화 문제로 대두됐다. 자영업자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 수준에서 2013년 877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통시장 점포당 매출액도 2005년 1억3700만원에서 2014년 1억원으로 감소했다. 경영이 안좋으니 부채는 늘수 밖에 없다.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는 2010년 평균 7132만원에서 2014년 평균 899만원으로 증가했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규모는 상용근로자 가구에 비해 1.44배 가량 높다. 2010~2014년 소득 5분위 중 1~2분위에 해당하는 영세자영업자 가구의 경상소득은 같은 소득계층의 상용근로자 가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자영업자의 생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자영업 문턱 진입이 늘고 있으며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레 2011~2013년 비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산업별 종사자 비중을 살펴보면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 비임금근로자의 32.6%, 자영업자의 31.4%가 종사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침체에 대응한 서민·중산층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자영업자 지원 관련 사업을 매년 시행해 오고 있다. 자영업자 지원 관련 사업은 중소기업청,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다. 2015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에는 25개 세부사업에 대해 2조6616억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출이 자영업자의 창업지원에 치중한 나머지 자영업자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형태를 답보할 뿐 경쟁력 확보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NABO 보고서는 융자사업의 지원방식의 재검토와 자체 재원조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장년층 고용안정 및 자영업자 대책' 수립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설치·운영 등 자영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개선키로 했다.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업위주의 지원에서 탈피해 자영업자 생애주기 단계별 맞춤형 정책을 실시하며 이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NABO 보고서는 "이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지원정책에 있어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존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융지원의 경우 최근 대출한도, 신용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지원을 실시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자영업자들의 퇴로에 대한 지원은 다소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의 취약한 재원조달 구조도 개선이 필요함을 제기했다. 이 기금의 주요재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부터의 예수금이다. 앞으로 국가부채에 대한 보다 엄격한 관리가 이뤄질 경우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또 차입을 통한 재원조달은 향후 원금 상환문제가 상존하기 때문에 이 기금의 사업들이 융자위주로 구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을 통한 퇴출프로그램의 운영이 고쳐져야 한다. 취업활동단계를 지원하는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경우 사업성과가 저조하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의 전직장려수당의 경우, 수급대상자의 계속적인 취업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로 강화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부처별로 시행하고 있는 단계별 사업들이 제각기 운영될 가능성이 있기에 부처 간 원할한 협조관계가 필요하다. 중소기업청 시행의 폐업단계 프로그램 이수자들이 고용노동부 시행의 취업활동단계로의 원할한 연계관리가 절실하다.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으로의 개편이후에도 자영업 성장단계지원 사업들의 경우 여전히 사업유지적 성격이 큰 사업비 비중이 높다. 자영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경영비 부담완화를 위한 금융지원보다는 경영교육이나 인프라 구축과 같은 보다 실질적인 자영업 성장과 관련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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