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
언개련이 조우석 이사를 공격한 빌미가 된 것은 지난 4월 한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호남을 볼모로 한 김대중의 장난이었다.” “(북한군 개입설에 관해) 개연성은 높다고 생각하는데 물증은 없기 때문에 특별한 의견은 없다”고 밝힌 부분이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던 모양이다.
또 조 이사가 “4·19 역시 혁명이라기보다는 민주주의를 위해 우남(이승만)이 스스로 하야한 것뿐”이라고 말한 부분도 꼬투리 잡았다. 언개련은 이를 두고 “경악스럽다. 4·19 혁명을 부정하고, 5·18 민주항쟁을 인정하지 않는 이런 자가 공영방송 KBS의 이사라는 데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 언론사의 치욕”이라며 공영방송 이사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동성애자를 ‘더러운 좌파’라고 불렀다는 점도 사퇴해야 할 이유에 추가로 얹었다.
북한 인권은 침묵, 동성애 미화하는 언개련의 이상한 인권의식
▲ KBS 조우석 이사에 대한 언론노조와 외곽의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 등의 공격이 멈출 기미가 안 보인다. 극우 파시스트와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를 동원하고, 반인권, 반헌법적, 반민주적 등의 수사를 가져다가 매도하기 바쁘다. /사진=언론개혁시민연대 홈페이지 캡처.
5․18 민주화 운동과 4․19혁명은 여전히 논쟁적이지만 역사적 평가가 일단락됐다. 앞으로 시간이 흐른 뒤 사가들에 의해 어떤 평가가 다시 내려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공식적인 평가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라는 것이 시대를 초월해 영원불변한 진리도 아니고, 동일한 사건과 역사라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며, 언개련의 생각과 다른 평가를 내리는 국민이 많은 것도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조우석 이사가 가진 역사관과 동성애 비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사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저급한 극우”라며 틈만 나면 비방하고 공격할 권리는 없다는 얘기다. 조 이사가 두 역사적 사건을 언개련과 다르게 본다고 해서 그가 왜 KBS 이사에서 물러나야 하나. 그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보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과 KBS 이사직과 무슨 상관인가.
언개련은 그의 역사관과 동성애자에 관한 발언을 근거로 “반인권, 반헌법, 반민주적인 인사”라고 주장했다. 절로 실소가 나오는 황당한 비약이다. 김정은의 독재와 억압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못 누리는 다수의 북한주민들 인권 실상에 대해 언제 한번 제대로 목소리를 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는 마치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할 약자인 것처럼 싸고돌면서 인권타령을 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동성애자들이 우리 사회가 보호해야 할 약자들인가. 아니 동성애가 무슨 자랑인가. 다르다는 것과 보호해야 할 약자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성소수자라는 단어로 마치 동성애를 사회적 약자처럼 포장해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기만하는 여론 선동은 하지 말기 바란다. 더럽다는 표현이 모욕적인지 모르겠지만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비판하면 저급하다는 황당한 헛소리도 집어치우기 바란다. 대북방송이 북한을 자극시키기에 안 된다는 헛소리가 이 단체 사무총장 출신이란 사람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언개련은 진짜 인권에 대해 떠들 자격이 없다.
독선과 아집으로 뭉친 언론단체들의 공허한 비판
조우석 이사가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라는 비판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라니 무슨 막말인가. 조 이사가 자신의 역사관과 주관을 타인에게 강요하길 했나, 아니면 그런 사관을 바탕으로 반헌법행위를 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는 그저 자기 소신을 밝힌 것뿐이다.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자유를 그 누구보다 외치는 언개련이야말로 평소 자신들 주장대로 조 이사의 개인 사관엔 동의하진 못하더라도 사퇴하라는 잡소리를 하는 이들을 가장 먼저 나서서 비판해야 것 아닌가. 그래야 언행일치 아닌가. 그러니 조 이사를 비롯해 이념적 주관이 뚜렷한 여권이사들에 대한 공격이 끼리끼리나 동조하는 광기어린 카니발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본인들은 비민주적인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편협함의 극치를 보여주면서 툭하면 남은 가혹하게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니 어떤 상식적 국민이 수긍하겠는가.
필자는 KBS 언론노조는 물론이고 끼리끼리인 민언련, 언개련과 같은 단체들이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해 지금까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비판을 한 것을 본적이 없다. 전부 이사들 개인 소신이나 이념적 성향을 걸고넘어지는 마타도어나 다름없는 비난일색 뿐이었다. 만약 그런 개인 성향을 따진다면 KBS 야당 추천 이사들은 어떤가. ‘종북’이란 소리를 들을 만 했다는 단체 출신 이사들은 어떤가.
그들이야말로 KBS 이사자격이 있나. 당장이라도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닌가. 언개련을 비롯해 민언련 그리고 언론노조는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고 우리편이 아닌 상대는 모두 적으로 몰아붙인다. 자신들만이 선하고 상대는 악이라는 잘못된 망상적 사고의 틀로 세상을 본다. 아니 그걸 알고도 악의적으로 선동한다. 그런 이들이 많은 단체, 그런 단체들에 둘러싸인 야당이 그래서 판판이 선거에서 지고 갈수록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이다.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 언개련
언개련 뿐 아니라 민언련, 언론노조 등의 조우석 이사 공격은 앞으로도 거듭될지 모르겠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그럴수록 자신들의 비민주적 태도, 편협함, 정직하지 못한 위선만 도드라지게 될 뿐이다. 특정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증오와 편견으로 몰아내려 공격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그럴만한지 몰라도 보통 국민이 보기에 설득력이 없다.
설득력을 가지려면 조 이사를 공격하는 근거가 되는 민주성, 헌법준수, 인권존중의 태도를 언개련이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조 이사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 사람들이 남을 향해 거칠게 악악대봐야 허공에 대고 삽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류의 보편적 정서와 상식에도 맞지 않게 동성애자를 성소수자로 이상하게 포장해 약자임을 강요하고 타인의 표현의 자유,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혈안인 단체와 사람들이 남에게 그걸 강요하지 않는 조우석 이사를 매도할 권리는 없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