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민중총궐기? 서울시민의 주말을 빼앗지 말라
오는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 집회로 인해 서울 도심의 주말은 무법천지가 되리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혹자는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하지만 당사자들은 전의를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국회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이들은 대표 면담을 요청했건만 모두 답이 없었다면서 SNS를 통해 “민중의 삶에는 아랑곳 않고 등골 빼먹는 데만 여념이 없는 이것들, 14일 날 혼을 빼놔야 겠다”라며 경고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요구한 11개 주장의 현실성이 제로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민중총궐기라는 허명을 내세워 14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 시위를 열겠다는 이들로 인해 시민들은 불편 일색이다. 버스회사의 안내문이 벌써부터 서울 시내버스 곳곳에 나붙을 정도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집회 및 행진이 있을 예정으로 당사의 차량을 이용하시는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안내문을 게재하오니 이용하시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금번 있을 집회 및 행진의 경우 도로점거 및 가두시위가 산발적으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어 집니다. 도로상황(도로통제 및 경찰 수신호)에 따라 기존 노선대로 운행하지 못하고 수시로 우회경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부득이 사전에 우회경로를 안내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집회 및 행진사항 : 민주노총(5만명) 서울광장, 전농(2만명) 삼성본관 앞, 전빈련(4000명) 서울역, 한국진보연대(5000명) 및 청년학생(1000명) 마로니에공원.”
▲ 14일 '민중총궐기' 집회는 지난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졌던 세월호 폭력시위와 동일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청와대를 겨냥한 불법투쟁을 예고했다./사진=민중총궐기 투쟁본부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raiseup1114) |
자신들이 “민중의 삶에는 아랑곳 않고 등골 빼먹는다”며 정치인들을 욕하지만, 스스로 서울시민의 삶에는 아랑곳 않는다. 인지부조화의 전형이다. 민중총궐기든 뭐든 상관없다. 왜 당신들로 인해 자유로이 다녀야 할 서울시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하는가.
정상적인 민주주의 인식을 지녔다면 대중교통의 흐름을 막아서는 광장시위에 의존하지 않고, 투표장에서의 투표로 본인의 의사를 조용히 표한다. 떼를 이루어 외치며 공권력에 폭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이들의 행태는 아직도 ‘1987년 민중민주주의’ 마르크스혁명을 이루지 못했다는 부채의식에 사로잡혀있는 모양새다. 스무 살 철부지도 아니고 언제 철이 들까 궁금하다.
모이자 서울로! 가자 청와대로! 뒤집자 세상을!
폴리스라인을 넘어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불법폭력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의 차벽과 도로통제는 강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폴리스라인은 준법과 불법의 경계선이다. 넘지 말라는 선을 넘어 불법폭력 행각을 벌이려는 이들은 결과적으로 광화문과 경복궁 인근에 살고 있는 거주자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시위는 허락된 장소에서 해야 인근 거주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자유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 소음은 둘째치더라도 시위의 자유에는 타인의 자유를 침범할 권리가 없다.
그리고 14일은 고려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한양대 등 12개 대학이 수험생 1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논술 및 면접시험을 진행하는 날이다. 교통대란의 가중은 물론 고3 수험생들의 시험 응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폴리스라인을 넘어서 교통대란과 소음, 폭력시위를 벌이려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의 의지는 11만 명의 꿈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는 몰지각함이다.
▲ 14일 서울 도심에서 '민중총궐기' 집회 시위를 열겠다는 이들로 인해 시민들은 불편 일색이다. 버스회사의 교통우회 안내문이 벌써부터 서울 시내버스 곳곳에 나붙을 정도다./사진=시민제보 |
더욱 큰 문제는 청와대로 가서 세상을 뒤집어버리겠다는 우덜식 선포다. 선전포고하는 것도 아니고 폴리스라인은 물론, 상식선을 넘은 투쟁본부의 문제의식에 기가 찰 정도다. 이번 집회는 지난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졌던 세월호 폭력시위와 동일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청와대를 겨냥한 불법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폴리스라인을 넘어 불법 가두행진, 폭력시위를 벌이는 등 청와대 진출과정에서 과격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딱하다. 폭력에 호소하는 시위꾼들이 아니라 전문 시위꾼들을 막아야 하는 어린 전경들과 경찰들이 말이다. 그들은 납세자요, 공무를 맡은 사람들이기에 앞서 국민의 한사람이다. 당일 아침부터 그 다음 날 24시간동안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당신들의 온갖 불법 시위를 막아내야 한다. 청와대 행진이든 뭐든 당신들의 자유지만 이는 명백히 타인의 자유와 권리, 공공질서를 해치는 사회악이다. 평범한 서울시민,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 시위현장 인근 거주민, 폴리스라인을 지키려는 경찰 모두에게 해당한다. 당신이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지각이 있다면 준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길 바란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모이자 서울로! 가자 청와대로! 뒤집자 세상을! 오는 14일 토요일 광화문 한복판에서 민중총궐기 시위가 벌어진다. 노동자, 농민, 빈민, 시민사회라고 하는 이들이 10만 규모의 ‘민중총궐기’에 나서 11대 요구안을 외친다./사진=민중총궐기 투쟁본부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raiseup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