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14일 민중총궐기 대회는 우려했던 대로 불법·폭력으로 얼룩지면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광화문 서울광장은 민주노총 등 53개 단체가 참가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외치며 쇠파이프·밧줄 횃불부대까지 동원해 경찰의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악다구니로 그야말로 폭력의 해방구가 됐다.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은 노동개혁, 한·중FTA,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 11개 요구안을 내건 채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로 진격을 시도했다. 이들이 든 쇠파이프에 경찰차의 유리창이 깨지고 밧줄에 걸린 경찰버스는 시위대에 포위됐다. 횃불을 든 채 방화를 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경찰관 100여명이 부상당하고 경찰차량 50여대가 파손됐다.
‘통진당 해산 무효’,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석방’ 등 정치적 구호도 등장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부활을 꿈꾸는 검은 악령의 집요한 뿌리가 아직도 이 땅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6일 지난 14일 광화문 광장의 민중총궐기 대회와 관련 "국민은 정부의 살인적 행위를 목도했고 경찰의 무차별적 진압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런 와중에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은 14일 광화문광장의 민중총궐기 대회와 관련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집회참가자들을 자극해 불상사가 벌어졌다”는 황당무계한 주장과 함께 ‘경찰 책임론’을 들먹였다.
문재인 대표는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대표 문재인의 본색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니 차라리 이참에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53개 참가단체 대표를 모두 국정조사 증인으로 불러서 제대로 따져보자. 문재인 대표가 주장하는 “국회의 국정조사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는 말대로 하자.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 명령을 받은 통진당을 추종하는 세력과 이석기 석방을 외치는 조직들이 누구인지 국민들 앞에 제대로 세우자.
문재인 대표는 쇠파이프와 횃불과 밧줄은 보지 않은 채 경찰의 물대포만 쳐다보고 있었는가? 수도 한복판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인근 상인들이 흘리는 눈물과 시민들의 불편은 보이지 않는가?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더니,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에게 폭력을 살인적으로 행사했다”고도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나서 길거리 전쟁을 선포했던 게 누구인가? 여론의 눈치를 보다가 따가우니 슬그머니 국회로 들어와 앉았다. 19대 국회는 역대 가장 무능한 국회를 예약해 놓고 있다. 산더미 민생법안은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정쟁에 밀려 국민은 뒷전이다.
하긴 집안단속도 못하는 가장에게 무슨 살림살이를 기대할까? 깨진 쪽박은 아무리 꿰매고 붙여도 새는 물을 막을 수는 없다. 괜한 기대는 더 큰 실망만 안길 뿐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금 대표직 지키기에도 벅차다. 아니 버티기로 하루하루를 연명할 뿐이다. 당내에서는 벌떼처럼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이독경이고 마이동풍이다. 시위꾼들의 마음에 기대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일 게다.
제 1야당의 대표가 아니라 한낱 정치인이라도 응당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불법·폭력시위는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민주’를 부르짖으면서 불법·폭력시위는 눈감고 공권력을 매도하는 것은 ‘길거리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문재인 대표는 야당의 지지율이 왜 자신이 욕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보다 뒤쳐지는지를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한다.
제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는 격이다. 문재인 대표에게 들려주고픈 논어의 한 구절이 있다. ‘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군자는 두루 조화를 이루면서도 편당을 짓지 않고 소인은 편당을 짓되 두루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주소이자 문재인 대표에게 참으로 따끔한 죽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