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8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재명 대통령의 '권력 서열' 발언과 '고소득자 대출금리 인상',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추진 등을 두고 설전을 벌이며 격하게 충돌했다.
첫 주자로 나선 나 의원은 김 총리에게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권력에도 서열이 있다고 말했다"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사법부가 법을 벗어나서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 그것을 부정하냐"고 되물었다.
나 의원은 "대통령의 사법고시 동기인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헌법 읽으라고 얘기했다"며 "선출된 권력이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은 중국식 모델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8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18./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중국식 공산당 모델에서 선출된 최고인민대표회의가 최고인민법원을 통제한다고 하고 있다"며 "이 선출된 독재가 위험하고, 이것이 바로 선출 독재"라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김 총리는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주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부분만 떼어 중국식 모델이라고 단정하는 건 오히려 그 논리와 다를 바 없다. 대통령 워딩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지적해달라"고 맞섰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 대통령의 '고소득자 대출금리 인상' 발언으로 더 격해졌다.
나 의원이 "사고 안 낸 운전자 보험료를 올려 사고 낸 운전자를 깎아주자는 격"이라며 "고신용자가 고소득자는 아니다. 이런 정책은 나라를 망친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내란을 일으킨 정권을 유지하고 영장 집행을 막았던 나 의원이 민주주의를 운운하는 것과 같다"고 응수했다.
나 의원은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또 내란(이야기)이냐. 내란이 만병통치약인가. 내란종식만 외치면 국민들이 여러분한테 ‘익스큐즈’ 해주는 것 같느냐"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나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중에도 "5선을 하신 분이 대정부질문 자리를 이런 식으로 쓰시는 걸 보면서 저도 불가피하게 이런 식으로 답변 드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란에 대해) 기본적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25.9.18./사진=연합뉴스
여야 의석에서는 "대정부질의 질 좀 높이자", "의장님, 민주당 의원들 너무 떠드니까 좀 조용히 좀 시켜달라" 등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야당 의석을 바라보며 "다 시끄럽다, 다 시끄러워"고 외쳤다.
아울러 두 사람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나 의원은 김 총리에게 "내란특별재판부 이야기 하다가 위헌 논란이 있으니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든다고 한다. 이거 위헌이냐 아니냐"고 따져 묻자, 김 총리는 "어떤 대목이 위헌인지 말해달라. 별로 명료한 답을 못 주신 것 같다"고 되물었다. 나 의원은 "사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분명히 설명드렸다. 헌법 공부 좀 하라, 헌법 공부 안 해봤죠?"라고 공세를 폈다.
나 의원과 김 총리의 공방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의석 쪽에선 "총리가 왜 질문을 하나"라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의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들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더 했다"고 소리치며 본회의장은 한동안 시끄러웠다. 급기야 우 의장이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해 달라"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