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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충북혁신센터, 뷰티·에너지 중소벤처 성장 요람

2015-11-24 13:28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국내 단일기관 최대 5만4000건 특허개방 주목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통해 제조경쟁력 향상

지난 2005년 충북 청주에 설립된 KPT는 의약품 제조기술을 응용해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구슬모양의 캡슐, ‘환(丸)’에 액체상태 화장품을 넣은 형태의 ‘에멀전 펄’이라는 원료 제형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유럽 화장품원료박람회 ‘IN COSMETICS 201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우수한 원천기술을 가졌다.

중소·벤처기업으로서 이 기술을 응용한 상품 개발과 이를 활용한 판로 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러한 고민은 지난 2월초 충북혁신센터가 출범하면서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 서울 명동에 위치한 더페이스샵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KPT와 LG생활건강이 공동개발해 출시한 구슬화장품 신제품을 테스트해 보고 있다. / LG그룹 제공

차별화된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외 K-뷰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LG생활건강이 KPT의 원천기술인 ‘에멀전 펄’을 기반으로 한 상품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그리고 판매를 함께 진행키로 한 것이다.

먼저 LG생활건강은 KPT에 화장품 마케팅의 핵심인 ‘감성적 어필’의 마케팅 아이디어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에는 피부타입에 따른 권장 사용량을 그램(g) 단위로 표기했다면, ‘에멀전 펄’은 ‘한 알, 두 알’씩 보다 쉽고 편리하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음에 착안했다.

또한 KPT가 만드는 크기의 ‘에멀전 펄’은 4mm로 시각적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조금 더 큰 크기인 7~10mm 크기의 ‘에멀전 펄’을 만들도록 제안해 개발했다. 특히 LG생활건강과 KPT는 이 ‘에멜전 펄’에 들어갈 수 있는 기능성 로션과 크림을 공동 개발했다.

이 결과 LG생활건강과 KPT는 크기를 키우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제조기술을 약 4개월간의 공동연구 끝에 개발한 이를 국내 최초 ‘환’ 형태의 화장품인 ‘백삼 콜라겐 진주환’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중순부터 전국 1200여개 더페이스샵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하루 평균 200~300개 꾸준히 판매되며 출시 4개월 만에 약 4만개 판매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LG그룹이 전담기업으로 나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 중소·벤처기업 성장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충북혁신센터는 국내 단일기관 최대인 5만4000여건의 특허 개방과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등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잇단 성과를 냈다. 특히 충북지역 특화산업인 뷰티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해 조기에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LG는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제조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LG생산기술원의 장비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기술 서포트존’을 충북혁신센터에 설치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제조업 비율이 40% 이상인 충북으로선 생산기술 혁신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충북혁신센터는 약 30명의 LG생산기술원 전문 인력을 투입해 약 30곳의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의 생산성을 평균 20% 이상 높이는데 기여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이 선뜻 구입하기 어려운 수천 만원에서 수억 원대 가격의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라스틱, 금속 등의 재료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 및 제품 테스트 작업을 할 수 있는 3D 프린터, 금형 표면을 빠르고 정밀하게 깎아주는 고속 가공기 등 고가의 장비들이 포함된다.

생활용 방습제 제조회사인 ‘데시존’은 생산기술 서포트존의 도움으로 방습 겸용 구두 틀(슈트리)의 신제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실제 제품을 제작하지 않고도 하중과 탄력성, 내열성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예측하고,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수 차례의 금형 대신 3D 프린터를 통해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 한번의 최종 금형 작업만으로 개발을 마쳤기 때문이다.

김윤수 데시존 대표는 “비용뿐만 아니라 한 달이 넘게 걸리던 시제품 제작 기간도 사흘로 줄었다”며 “LG의 지원을 통해 신제품 출시 및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지난달 28일 충북혁신센터를 방문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우측두번째)와 이희국 LG창조경제지원단장(좌측 두번째)이 LG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사례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 LG그룹 제공

투자·대출·보증 등 총 1500억 펀드 운영해 180억 지원
LG 교육훈련 대학 연계 벤처창업 실습 통해 인재 양성

충북혁신센터는 뷰티, 바이오, 에너지 등 충북지역 특화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망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바이오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1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 바이오 펀드’와 충북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300억원 규모 ‘창조경제 혁신펀드’ 등 총 400억원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현재까지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 2곳에 2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또한 150억 규모의 ‘창조금융펀드’와 450억원의 ‘동반성장펀드’ 그리고 500억원의 ‘혁신기업펀드’ 등 총 1100억원 규모의 대출 전용 펀드를 조성해 충북 내 뷰티, 바이오, 에너지 기업은 물론 LG 협력사들에게도 사업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 펀드를 통해 의료용기구 제조회사인 ‘한림의료기’와 안과 수술용 광학기를 생산하는 ‘알이티’ 등 40여 기업이 160여억원의 대출 지원을 받았다.

이와 함께 충북혁신센터는 조직의 미션인 지역의 ‘질 좋은 일자리 창출’ 기여하기 위해 LG의 교육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생산기술원이 제조 및 상품기획 분야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운영중인 제조·상품기획대학 과정을 중소·벤처기업에게도 개방했다.

LG생산기술원은 현재 LG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13개 직무분야별 사내 대학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과 9월 생산기술전문가 양성을 위한 5주간의 현장 실습과정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2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했으며, 6월부터 9월까지 매월 강의 및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된 상품기획전문가 과정을 통해선 총 60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이와는 별도로 충북혁신센터는 LG와 함께 지난 6월 충북대 경영대학에 ‘벤처창업학과’를 신설했다. 창업인재 육성을 위해 마련한 이번 과정은 지난 9월 ‘기업가정신과 도전’을 주제로 첫 강의를 시작해 12월 중순까지 매주 3시간씩 총 15회 진행된다.

수강 대학생들은 상품기획, 디자인,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 등 사업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LG 아이디어 컨설턴트들로부터 창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특강과 실습을 통해 전수받게 된다.

한편 지난 4월 LG그룹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 30여명은 충북혁신센터를 찾아 창조경제 활성화 추진현황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점검하고,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협력 확대를 통해 실행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 등 경영진은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특허 등을 지원받아 연구개발 중이거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이들로부터 그 동안의 성과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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