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아들과 함께 쓰레기 더미로 가득찬 집에서 생활하던 40대 남성의 집에 중구청 지역봉사원들이 방문했다.
25일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지역봉사원들이 지난 24일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돼버린 A씨(43)의 주택에 찾아가 쓰레기를 치웠다.
A씨는 10여 년 전 이혼 후 아들(16)과 둘이서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에서 수년간 생활해왔으며, 집안은 방치된 쓰레기 속에 다리를 뻗고 누울 만한 공간조차 없었고 먹다 남은 음식물은 부패돼 악취가 진동했다고 중구청은 전했다.
지역봉사원들은 오전 9시부터 8시간가량 꼬박 쓰레기를 치웠으며 이렇게 정리된 쓰레기양은 총 5t에 이른다.
페인트 배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A씨는 6개월 전 실직해 한 달에 30만원 남짓한 실업급여로 살아왔다.
A씨는 최근 심각한 알코올 중독 증세와 영양실조로 쓰러졌고, 지인이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A씨의 주택 사정 등의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구청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구민들로 봉사단을 꾸렸다.
아울러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한 A씨의 아들은 결국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상태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해 피부질환까지 앓고 있다.
중구는 복지전담 사례관리사를 연결해 A씨의 취업을 알선하고 아들이 다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26일 비닐 봉투와 마대에 담은 쓰레기를 모두 들어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