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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공룡펀드의 저주’ 넘을 묘수는?

2015-11-30 14:32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요즘 우리를 시기하는 적이 많아졌어요.”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사진)는 최근 거론되고 있는 ‘공룡펀드의 저주’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펀드운용이 힘들어지면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일축했다.

공룡펀드의 저주란 설정액 1조원을 기점으로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일종의 징크스다. 펀드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해 시장에서 담을 수 있는 우량·저평가 종목은 한정돼있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메리츠코리아펀드1 [주식]의 설정액은 1조6254억원에 달한다. 공룡펀드의 저주에 빠지고도 남는 규모인 것이다.

하지만 리 대표는 전체 설정액 규모로는 아직 메리츠운용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일개 펀드가 커졌다고 공룡펀드의 저주에 빠질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임형 자산을 제외한 공모펀드 기준 메리츠운용의 설정액은 30일 기준 3조4912억원으로 52개 국내외 운용사 중 아직 18위에 그치고 있다.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설정액이 23조8233억원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설정액 규모가 18위에 불과한데, 벌써 공룡펀드의 저주 얘기가 나오는 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운용사가 여러 개 대형 펀드를 운용하지만 메리츠운용은 코리아펀드 하나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만일 펀드규모가 너무 커서 종목의 매수나 매도가 어려워져 기존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 발생할 때는 더 이상 자금을 받지 않을 것이다. 현재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운용은 올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운용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바람에 일부 운용사가 시기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리 대표의 시각이다. 그래도 펀드 운용이나 종목 편입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선별해 투자하는 철학에도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펀드가 몇 개 없다보니 메리츠운용의 설정액이 엄청난 것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착시현상을 줄이기 위해 중국 본토펀드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등 범아시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주 메리츠운용 국내 액티브주식형펀드의 주간수익률은 3.93%로 52개 운용사 중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수익률은 22.85%로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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