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 후유증 분양상품 옥석가리기 본격화
내년 하반기부터 수도권 입주폭탄 가시화
착한분양가와 초역세권 등 '가성비' 청약결정 열쇠
주택담보대출 강화 등 금융권 문턱 높아져
'큰집이 원수' 다운사이징 "소형 대세"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내년 주택시장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게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6년 주택매매 거래가 위축소지가 높은데다 신규 분양물량도 넘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융권의 대출창구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택분양 시장이 ‘공급자 주도’에서 ‘수요자 주도’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국의 분양물량이 올해 추정치
48만 가구에 비해 줄어들 예정이나 입주량은
44만 가구로 올해보다
5% 늘고
, 공급량 급증 후유증으로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입주물량 폭탄의 우려감 증폭으로 분양주택의
‘옥석가리기
’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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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연구원별 부동산시장 전망. 3개 연구원은 내년 분양시장에 최대 변수가 금리로서 분양상품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묻지마'청약은 금물로 "누울 자리보고 발 뻗어라"는 격언을 새겨야 할 한해라고 지적했다. |
건설사 등 주택공급주체는 향후 시장 불확실성 점증으로 선 대응 중이다. 연말로 접어들수록 평택과 동탄2, 파주, 김포 등 비인기 분양 시장에서 ‘밀어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신규 청약 물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2만1214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 8028가구보다 164% 급증했다.
올해 분양 열기에 편승,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인기 지역에서 분양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 '똑똑' 시장, 분양상품 옥석가리기 돌입
반면 수요층도 똑똑해지고 있다. ‘묻지 마’ 청약을 삼가면서 분양가와 입지 등 주거가치를 꼼꼼하게 따지는 등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동탄2 신도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반도유보라 아이파크 7·8차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7 대 1로 ‘완판’수준을 밟은 반면 남동탄의 ‘자이파밀리에’와 ‘금호어울림’은 1순위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반도유보라는 동탄2의 핵심 축에 입지하면서 분양가가 3.3㎡ 당 1167만원으로 인근 분양권에 비해 3000만원 안팎 낮았다. 반면 남동탄 2개 분양단지는 인근 민영주택에 비해 10% 이상 저렴했으나 실수요층이 외면했다.
착한 분양가로 포장한 분양단지에 대해 옥석가리기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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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토지주택연구원이 제시한 내년 부동산시장의 5대 변수.2016년 분양시장은 '묻지마' 청약이 금물로 분양상품의 옥석가리기 본격화될 전망이다. |
지난달 미사강변 대원칸타빌과 이달에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는 직전 분양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았으나 분양권 거래가보다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화성 동탄 M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청약자들의 관심이 브랜드보다 주거 가치에 모아지고 있다”며 “특히 주거가치에서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분양가 적정성을 예리하게 따진다”고 말했다.
수요자는 자녀의 안심등교에 민감하다. 최근 남동탄에서 선보인 ‘동탄자이 파밀리에’와 ‘동탄2 금호어울림 레이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동탄2신도시 A90과 A91 블록에 자리한 이들 분양단지는 84㎡ 기준 평당 990만원내외로 저렴한 편이다.
1순위 청약결과 ‘동탄자이 파밀리에’는 평균 0.57대 1, ‘동탄2 금호어울림 레이크’는 0.92대 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청약률이 더 낮게 집계된 ‘동탄자이 파밀리에’는 GS건설이 시공부터 분양까지 맡아 브랜드만 두고 보면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어 보였으나 현지의 반응은 달랐다.
D 부동산 관계자는 “청약 전에 예비 청약자들이 단지 내 초등학교가 들어설 ‘동탄2 금호어울림 레이크’에 관심이 많았다”며 “안심등교 분양단지는 계약 후에도 웃돈이 더 붙는 데다 입주 이후 매도도 힘들지 않다”고 조언했다.
같은 날 경기도 평택에서 분양한 세교지구 ‘힐스테이트 평택 2차’와 소사벌지구 ‘호반베르디움’의 청약률 희비는 가성비가 높은 착한 브랜드가 ‘스테디셀러’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힐스테이트 평택 2차’는 전용 84㎡ 기준 평당 939만원으로 호반베르디움(960만원)보다 낮았다. 그러나 청약자들은 호반베르디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평균 6.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평택소사벌 호반베르디움’은 간선급행버스(BRT)가 단지 바로 앞으로 지나며 단지 가까이 초·중·고교가 위치해 있다. 중심 상업용지와도 지근거리다. LH가 조성한 택지개발지구로 인근 난개발 도시개발사업지구에 비해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 ‘브랜드 가치’ < ‘초역세권·착한 분양가’
최근 한 달 새 수도권에 분양된 단지들 중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 대다수가 브랜드보다 ‘착한 분양가’에다 초역세권 등 우수한 주거입지로 주목받은 분양단지다.
평균 27.80대 1, 27.34대 1을 기록한 반도건설의 ‘동탄역 반도유보라 7.0·8.0’은 동탄역 초역세권에다 롯데백화점·롯데몰 등과 인접한 입지로 청약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동탄역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에 조성돼 KTX 동탄역과 백화점을 비롯한 중심상업지구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고분양가 논란
’(전용
84㎡ 기준 평당
1140만원
)에 휩싸이기도 했던 한양의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
’은 단지 북쪽에 등재산을
, 서남쪽에는
10만여
㎡ 수변공원이 들어서는 왕숙천의 조망을 갖춰 배산임수의 풍수지리적 특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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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16년 주택시장 주요 변수별 영향 요소/LH 토지주택연구원 |
실제 1순위 청약결과 15.77대 1로 마감에 성공한 것에 대해 N 부동산 관계자는 “수자인 브랜드 인지도는 약하나 탁월한 입지에 단지 쾌적성이 장점”이라며 “‘잠실 30분 생활권’의 다산역 접근성이나 동쪽 상업시설 인접성도 갖춰 수요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듯하다”고 답했다.
마지막 한강조망권 단지로 눈길을 끈 대원의 ‘미사강변 대원칸타빌’ 역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3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에 성공했다.
브랜드 경쟁력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착한 분양가’(전용 92㎡ 기준 3.3㎡당 1325만원)와 교통편 등이 청약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올림픽대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선동IC 등이 인접해 강남과 잠실로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며 초대형 복합쇼핑몰 하남 유니온 스퀘어 및 이마트, 강동경희대병원, 송도병원이 2016년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는 동작구 사당동에서 역대 최고가 분양(84㎡ 기준 3.3㎡당 2118만원)이었으나 1순위 청약에서 13.99대 1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해당 단지가 강남 황금노선인 7호선 더블역세권으로 강남과 서울시청 등 핵심 축과 20분 안팎의 쾌속 생활권의 이점에 시장에 환호한 데 따른다.
▲ '한숲시티·헬리오시티' 소형 열광 "다운사이징 시대"
주택분양시장에 다운사이징이 내년에도 유효할 전망이다. 올해 재건축 최대어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사업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 분양에서 최고 경쟁률의 주택형은 전용 59㎡형은 분양가가 2800만원으로 주택형별로 최고가였으나 평균 경쟁률이 107.26 대 1로 전체 평균(34.36 대 1)의 3배가 넘었다. 당첨자의 40%를 뽑는 가점제에서 전용 49㎡의 당첨 커트라인이 72점으로 최고점이었다.
단일 동시 분양으로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용인 남사 도시개발사업지구 '한숲시티'는 주말마다 하루 50건이 넘는 계약으로 신바람이다. 고분양가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동탄2신도시의 풍부한 도시생활 인프라를 누리는 '착한'분양가에 실거주자가 환호하고 안정적인 주거 임대사업으로 최적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된데 힘입었다.
모두 3차에 걸쳐 선보인 6725가구의 한숲시티의 소형의 상당수는 1순위에서 마감, 기염을 토했다. 1순위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주택형은 2차 3블록의 전용 59㎡A형으로 35.2 대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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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 10월 말 부동산전문가 147명을 대상으로 내년 유망 부동산 투자상품을 예측한 결과 아파트를 손꼽은 응답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주거형태가 선진국처럼 월세중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소형아파트는 내년 유망투자상품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LH(한국토지주택공사)부동산시장분석센터 |
무통장 선착순으로 계약하는 한숲시티의 추가 계약자들의 거주지는 용인시 등 경기도를 비롯해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그리고 부산과 대구도 상당수에 달했다. 자족기능의 전원풍 미니 신도시에 분양가(평균 800만원)가 인근 평택과 남동탄의 신규 분양가에 비해 최대 200만원 이상 저렴, 파격적인 데 따른다.
한숲시티의 외지인 선호도는 일부 1순위 마감한 소형아파트의 당첨 커트라인이 방증했다.최고 경쟁률을 보인 3블록 59㎡A형의 평균 가점은 용인시가 22점인 반면 수도권은 50점으로 두배 반이나 높았다.
강남 재건축 최고가 분양으로 화제였던 '반포 래미안아이파크'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2 대 1로 올해 강남 재건축 가운데 청약경쟁률이 최하위였으나 최소형인 전용 49㎡의 경쟁률은 87.5 대 1로 당첨경쟁이 치열했다.
'소형 대세'의 분양시장은 내년에도 예외가 아닐 전망이다.
▲ “내년 분양시장 수요자 주도로 급변”
분양시장은 공급자 주도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서서히 전환 중이다. 분양상품의 옥석가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전문가 집단은 울산과 창원, 부산과 대구, 서산 등 고소득 일자리 거점도시에 주요 지역의 분양시장이 급격 위축되지 않은 사실을 환기, 수도권 선호 지역과 단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한목소리다. 인터넷 청약창구인 아파트투유가 2016년 새해 병신년에도 연중 분양시장에 키워드로 자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단 수도권에서 청약통장을 사용한 실요층이 옅어진 만큼, 분양가 자율화 편승한 고분양가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소지가 높다고 지적, 합리적인 분양가로 대기 수요층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 수도권 입주폭탄이 가시화되면서 수요자들 역시 무분별한 투자를 줄이고 직접 들어가서 사는 실수요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적정한 가격대와 우수 입지의 단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사들도 이제 브랜드 가치를 앞세우기보다는 현명한 분양가 책정과 편리한 입지 선정에 주력해야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양호한 입지와 합리적인 분양가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분양시장에 키워드가 될 전망”이라며 “내년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될 경우 미분양단지가 늘어나는 반면 가성비가 뛰어난 상품은 인기몰이하는 등 수도권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잉 공급 우려까지 샀던 올해 분양 물량보다는 다소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도 상당히 많은 양의 가구가 분양시장에 공급될 것”이라며 “수요층은 고를 수 있는 선택폭이 넓어지면서 보다 좋은 조건 특히 우량한 ‘입지’의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수도권 분양시장은 리스크관리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회와 위기는 공존하나 국내외 경기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부하뇌동의 매수는 금물이며 향후 닥쳐올 상황과 환경을 감안, 소신 청약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한 해다.
2016년의 아파트 분양시장의 화두는 "누울 자리보고 발 뻗어라."로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