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도중 마이크를 끈 것과 관련해 "의장 자격이 없다"며 우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과 원내부대표단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우원식 의장 사퇴 결의안'을 접수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결의안 제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장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민주당과 야합하는 행태를 보인 것은 의장 자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제와 관련 없는 토론을 한다며 마이크를 꺼버리자 나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2025.12.9./사진=연합뉴스
최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던 과정에 국회법을 근거로 들어 나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마이크를 끄고 켜고 반복하고, 소형 녹음기를 이유로 의사진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전체 발언을 정지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민주당 의원들은 무제한 토론을 할 때 소설을 읽거나 노래를 부르는 추태를 부렸음에도 단 한번도 의사진행을 중지시키거나 마이크를 끄는 사례가 없었다"며 "이번 국민의힘 무제한토론에 우 의장이 보여준 여러가지 만행들은 사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장으로서 당연히 지켜야할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민주당에 야합하는 행태를 보인 것은 국회의장으로서의 자격이 전혀 없다"며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 의장에 대한 형사 고발 계획에 대해선 "여러가지 법적인 (부분을) 검토해 우 의장에 대한 추가 조치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이 이날 본회의장에서 "국회법에 따른 조치"라고 거듭 해명한 데 대해서는 "민주당과 야합하기로 하고 본인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신성한 국회 본회의장을 아주 더럽히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앞서 국회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우 의장은 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마이크를 껐다. 우 의장은 '의제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기 때문이라고 맞섰다.
나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은 회의 시작 2시간 여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장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중단 것은 61년 만이다.
이와 관련해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속기록에서도 확인되지만 나 의원은 작심하고 의제 외 발언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며 "시작부터 국회법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까지하고 의장 요청 거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것"이라며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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