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5일 새벽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최갑순(96) 할머니의 빈소가 경기도 남양주시 한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들은 할머니의 장례절차를 위해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정오부터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그러나 주말과 추운 날씨 탓인지 이날 오후 2시까지 빈소를 찾는 이는 많지 않아 쓸쓸함을 더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보낸 조기와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조화를 보내왔다.
"최갑순 할머니는 생전에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미소가 아름다운 분이셨습니다."
빈소에서 만난 손영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 소장은 최 할머니에 대해 이렇게 추억했다.
손 소장은 "연세가 있으신데도 의치를 끼지 않고 생활하셨는데도 음식을 즐기셨고, 웃을 때는 미소가 너무 예쁘셨다"며 "많은 연세에도 협회에서 금강산과 제주도, 온천여행을 갈 때면 절대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일본군에게 끌려갔던 얘기와 1945년 해방을 맞은 뒤 3∼4년간 행상과 걸인으로 생활하면서 계속 남쪽으로 걸어와 고향 구례에 도착한 이야기, 이후 할머니 생애에 대해서 남들에게 굉장히 말씀을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 5일 새벽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최갑순(96) 할머니의 빈소가 경기도 남양주시 한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사진=YTN뉴스 영상캡처 |
손 소장은 "지난 3일 병원에서 연락이 와 할머니를 찾아 뵐 때만 해도 얼굴이 평안해 보이셨다"며 "조금 더 사실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생전에 최 할머니께서 쉼터도 자주 오시고, 수요시위도 가끔 참석하셨다"며 "그때마다 일본의 공식 사죄와 배상문제를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손영미 소장은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남은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공식 사죄하고 법적으로 배상해 고통받은 할머니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