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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만난 이찬진 "공정경쟁·균형발전 전력 다해야"

2025-12-17 11:1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공정한 경쟁과 균형발전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단기 성과에 매몰돼 상품 '쏠림, 베끼기' 등 과열 경쟁이 발생하는 등 자산운용업계의 영업행태를 지적한 것인데, 이 원장은 이 같은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에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17일 이 원장 주재로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금융투자협회장 및 20개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서재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 부원장보,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 길정섭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이사, 김성훈 디에스자산운용 대표이사. (뒷줄 왼쪽부터)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이사, 한승철 웰컴자산운용 대표이사, 조원복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성경식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이두복 흥국자산운용 대표이사,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사공경렬 아이엠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조우철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부동산 본부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날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단기 성과에 매몰된 나머지, 상품 '쏠림, 베끼기' 등 과열 경쟁 양상이 나타나거나 장기상품인 타겟데이트펀드(TDF)에서 분산투자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일부 사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 공모펀드 또한 운용 차별화 미흡, 회사에 유리한 보수체계 등으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분별한 경쟁과 고객 신뢰 훼손은 자산운용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림으로써 결국 소비자가 시장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창의적 혁신상품 출시는 적극 지원하되,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나가겠다"면서 "공모펀드의 보수체계 합리화를 지원하는 등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의 가치를 내세워 투자자 최우선 원칙에 대해서도 다시금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지향하는 투자자보호는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서 투자자, 금융투자업자, 감독당국의 시선을 완전히 일치시키는 것이다"며 "'투자자 최선 이익' 원칙이 운용업계에 있어 아주 기본이 되는 대원칙임에도, 금융당국이 나서서 반복적으로 이를 강조해야만 하는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 새는 집 들보는 결국 썩듯이' 수익 추구만을 우선하는 사업전략은 국민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며 "CEO들께서 의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투자자 최우선 원칙'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앞장서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파수꾼으로서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견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의결권 행사는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필요 시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제시를 통해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운용사가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 책무를 완수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감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이행실태 점검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외에도 이 원장은 자산운용업계가 모험자본과 생산적 금융의 키 플레이어로서 활약해주길 당부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업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사업 지원 등으로 모험자본 생태계 참여자 간 건설적인 협력·분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문적인 평가 인프라를 구축해 자립성과 복원력을 갖춘 K-벤처 생태계 조성에 적극 기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도 △금융시장과 혁신 중소벤처기업 간 연결 플랫폼 구축 △상품·인가 심사체계 및 건전성 규제 개선 등에 힘쓸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돈을 굴려 돈만 버는' 금융이 아닌 '돈을 굴려 가계자산과 경제를 키우는' 금융이 돼야 한다"며 "CEO 여러분께서 자산운용업계의 생산적 역량 확대와 성장, 그리고 투자자의 시선에서 상품을 설계·제조하는 방안을 새해 화두로서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자본시장 중심의 생산적 금융 전환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또 국민과 자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BDC와 국민성장펀드 안착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자산운용업계가 국민의 재산 증식과 노후 대비를 위해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서비스와 상품 고도화에 힘쓰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당국에 시장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가상자산 상품 등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또 자본시장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장기투자 문화 제고를 위해 장기투자 인센티브 대상에 펀드도 포함해 줄 것을 건의했다. 펀드투자자에 대해서도 배당 분리과세 등 관련 세제혜택이 보완될 수 있도록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산운용업계는 책임있는 기관투자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해 기업·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임을 다짐했다. 동시에 상품 설계·판매 전 단계에 걸쳐 투자자 보호 절차를 강화하고,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일 것임을 약속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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