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지난달 16일 조계사에 숨어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사진=연합뉴스 |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신도회에서는 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고심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도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라며 조계사서 더 버티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어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한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수배 중이던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하고서 자신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포위망을 좁혀오자 이틀 뒤 조계사로 피신했다.
한편 이번 한 위원장의 입장발표에 조계사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처사는 황당무계하기 그지없다"면서 "앞으로 일정이 많아 대승적 결단을 원했는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조계사 체류가 퇴거시한인 6일을 넘기게 되면서 그의 은신에 반대했던 신도회의 반발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