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조 단위 '메가프로젝트'를 정조준하며 8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정비 실적 1위를 달성하면서 '최강자'의 명성을 지켜낸 가운데 올해도 왕좌를 수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서울 핵심 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대형 정비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사업지가 조 단위 사업비가 투입되는 '메가프로젝트'로 분류되는 만큼 수주 결과에 따라 연간 실적의 향방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실적 1위 자리를 차지한 시장의 절대 강자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수주액이 10조 원을 돌파, 역사상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입성했다. 종전 최대치 역시 2022년 현대건설이 세운 9조3395억 원으로, 불과 3년 만에 자사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운 셈이다.
올해 현대건설이 참여를 검토 중인 주요 사업지는 △강남 압구정 3구역 재건축(약 7조 원) △압구정 4구역 재건축(약 2조3000억 원)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약 1조5000억 원) △성수1지구 재개발(약 2조 원) 등 4곳이 지목된다. 이들 사업의 총 사업비는 13조 원에 육박한다. 일부만 확보하더라도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승부처'가 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성수1지구 재개발이다. 지난해 말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이 참석하면서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성수전략정비구역(총 9428가구) 내 위치한 성수1지구는 기존 약 1610가구를 최고 65층, 3019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한강변 입지와 대규모 개발 잠재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앞세워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설계를 제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 재건축 역시 현대건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 전장이다. 지난해 압구정 2구역 시공권을 따내면서 일대 수주전 주도권을 잡은 상태로, 이를 발판으로 3·4구역 등을 연이어 수주해 대규모 브랜드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압구정=현대' 정통성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압구정 3구역은 재건축 6개 구역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갖춘 데다 한강 조망이 뛰어나 압구정 재건축의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사업비만 약 7조 원에 달하며, 현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HDC현대산업개발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압구정 4구역은 이르면 이달 입찰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거쳐 오는 4~5월 조합원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기존 현대8차와 한양 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재건축 후에는 지하 4층~지상 최고 69층, 1722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한다. 추정 공사비는 약 2조3000억 원으로, 참전이 유력한 삼성물산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한남4구역 수주전 패배 이후 첫 '설욕전'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도 현대건설의 올해 승부처 중 하나다. 기존 1971년 준공된 1584가구, 최고 13층 단지를 최고 65층, 246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올해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다. 사업비는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을 통해 금융 중심지에 걸맞은 프리미엄 주거단지를 제안할 계획이다. 입찰에 참여할 건설사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도시정비 시장은 조 단위 대형 사업지의 향방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현대건설이 강점을 지닌 브랜드 파워와 사업 수행 능력을 앞세워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다면 8년 연속 1위 달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