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정부가 발표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검찰 부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내 법안 전면 수정 요구와 국무총리 산하 자문위원 집단 사퇴까지 이어지면서 검찰개혁 입법을 둘러싼 당정(당·정부) 간 엇박자로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2일 공소청·중수청 법안을 발표했다. 이후 중수청 수사 인력을 법률가인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인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방안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기존 검찰을 답습한 검사 중심 중수청을 설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4일 “기소는 검사에게, 수사는 경찰에게라는 수사·기소 분리 대원칙은 점 하나도 바꿀 수 없는 시대적 합의”라고 밝혔다.
정부의 공소청·중수청 입법예고안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입법예고는 확정안이 아니라 의견 수렴 과정”이라며 “국민과 당원 목소리를 반영해 수정·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4일 충남 서산 축산종합센터에서 열린 민생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4./사진=연합뉴스
이어 “한병도 원내대표에게 국민이 참여하는 검찰개혁 공청회를 즉각 열라고 특별 지시했다”며 “시대의 물결은 막을 수 없다. 민주당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후 충남 백석올미마을 현장 체험을 끝낸 후 “보완수사권은 검사가 직접 수사를 다시 할 수 있는 권한으로 이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보완수사권은 안 되지만 보완수사요구권은 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 정부안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 권한을 실질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대선 공약과 개혁 기조에 미흡하다”, “검찰개혁은 정부 단독 과제가 아니라 국회 입법을 통해 완성돼야 할 사안”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개혁의 후퇴로 비칠 수 있다”, “법안 전체가 구조적으로 문제다”, “제2의 검찰청이 될 수 있다”는 반발이 본격화됐다.
또한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명이 14일 정부의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반발해 자문위원직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문위원들은 “법안이 검찰 권력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자문위원 의견을 무시했다”며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낀다. 자문위가 들러리로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1.13./사진=연합뉴스
정부안에 대한 민주당 내부 반발이 확산되자, 이 대통령은 전날 입법예고된 공소청·중수청 법안과 관련해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개혁 과제”라며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과 관련해서도 “폐지는 일관된 원칙”이라면서 “입법예고 기간동안 국회와 당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4일 김 총리의 폐지 원칙과 달리 결론을 유보한 채 추가 논의를 강조해 엇박자 행태를 보였다.
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총리의 '보완 수사권 폐지 원칙'에 대해 "총리가 어떤 뜻으로 말씀하신 건지 모르겠다"며 "다만 대통령께서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여러 의견을 잘 들어서 숙의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했다"고 했다.
그는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현재 쟁점은 조직 출범 문제로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소청 법안에는 보완수사 조항이 하나도 없다"며 "보완수사 문제는 추후 시간을 갖고 논의할 예정이다. 어떤 게 국민을 위한 가장 좋은 제도인지 논의를 잘 해봐야 한다"고 했다.
여당 내 검찰개혁안 비판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국회에서 차분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정부·여당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정부 내에서도 엇박자 행태가 드러나면서 검찰개혁 입법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향후 법사위와 정책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이견을 봉합할지, 아니면 갈등이 더 확산될지 여부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