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양 정상은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등 다자간 대화체를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 개발을 위한 공동 노력을 강화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는 청와대에서 회담 직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 정상의 논의 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공동언론발표문에는 한반도 관련 안보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및 안정 실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확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넘어 세계 평화의 가치를 함께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시각에서 보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매우 위험하다"며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우주항공·방산 분야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의 협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양국 간의 관계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 강국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강점과 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핵심 DNA가 힘을 모으면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 위기를 포함한 글로벌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가치 공유국으로서 협력의 저변을 폭넓게 다져나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멜로니 총리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유럽 정상”이라며 “잠시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데로 옮겼다가 원래 자리인 이곳으로 복귀한 지가 며칠 안 됐는데 복귀 후 첫 번째로 방문하신 정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2년 전 수교 140년 기념식을 진행한 오랜 친구”라며 “6.25 전쟁 당시에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의료지원부대를 파견해 대한민국을 도와준 고마운 나라”라고 설명했다.
특히 “양국은 공동의 기억에 기반해서 교역·투자·인적 교류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왔고 2018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까지 발전했다”며 “양국 간의 교역액은 2022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내 4위 규모를 자랑하는 중요한 교역상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간 100만 명에 이르는 우리 국민이 이탈리아를 방문할 정도로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K-컬처의 인기가 높아져서 한국을 찾는 이탈리아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이 자주 만나는 것만큼 양국 우호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 동력은 없다”며 “높은 문화의 힘을 지닌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한국과 이탈리아 국민이 우정을 돈독하게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다방면으로 늘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멜로니 총리는 “한국과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가치를 기반으로 창의력이라든지 혁신이라든지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는 면에서도 똑같은 가치를 공유한다”며 “지금도 좋은 관계지만 양쪽 국가에서 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가 어떤 분야인지 탐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확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핵심 광물·반도체·교통 인프라·투자·무역 및 교역 등 분야에 있어서 서로의 협력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지 탐색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핵심 광물 분야 관련해 “양국의 에너지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전략적 공동 연구 등을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방국끼리의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도 이탈리아 기업들은 한국에 맞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 분야에서도 로봇공학이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중요한 부분들에 있어서 이탈리아에 한국 대기업들이 오퍼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또한 교역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에서도 굉장히 강한 국가”라며 “한국은 이탈리아의 아시아 4대 교역 국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하면 규모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현충원을 방문해 지난 한국전쟁 때 이탈리아가 보냈던 의료진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담고 있었던 작은 앨범을 받았다”며 “오래된 역사를 잘 기억해주는 한국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는 이렇게 가까운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년 동안이나 총리가 방한하지 않았던 상태였다는 것이 조금 놀라울 정도”라며 “제가 이곳을 방문한 최초의 유럽 리더인 것에 기쁘다며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멜라니 총리는 “인적 교류를 통해 정치 대화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평소 이 대통령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고 존중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고견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19일 청와대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끝으로 “이 대통령께서 올해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미 오시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그 초대에 대해 응답을 하셨다고 생각하겠다”고도 했다.
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과 멜라니 총리는 총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반도체 산업 협력 업무협약(MOU)’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 협력 확대, 공공·민간 부문을 아우르는 공급망 관련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성화도 주요 내용에 포함됐다.
또한 행정안전부와 이탈리아 시민보호국은 ‘시민보호 협력 MOU’를 맺고 재난관리·대응 분야에서 정책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과 이탈리아 문화부는 ‘문화유산 및 경관 보호 MOU’를 체결해 양국은 ▲문화유산 관리 관련 데이터 공유 ▲문화재 불법 반·출입 예방과 반환 절차 협력 ▲고고학 발굴 및 연구 협력 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