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9일 자료 제출 미비와 후보자의 태도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격렬한 대치 끝에 시작부터 멈춰 섰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안건 상정을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료 제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즉각 개회를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검증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보이콧'으로 맞서며 파행을 낳았다.
1월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여야가 청문회 개회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위원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인사청문회 관련 안건은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검증하겠다는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는 후보자의 태도는 묵과할 수 없다"며 "후보자가 고발하겠다고 하니 청문회 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정 의원은 "박수영 야당 간사에게 급히 필요한 26개 사안 자료 목록을 받아 후보 측에 신속한 전달을 요청했다"며 "행정실에서 PDF 파일 전달이 어렵다고 해 어제 오후 직접 자료를 받아 박 간사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6개 항목 중 세액 항목은 자료가 없어 못 주는 것이고 3개는 가족 미동의로 불가능한 것"이라며 "간사와 협의도 없이 후보자를 앉히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 조정을 논하는 것은 정상적인 청문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 역시 "과거 한동훈·이상민 장관 청문회 때도 자료 제출이 부실했지만 청문회는 열렸다"며 "이제는 국회가 국회 일을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자격 여부를 철저히 따져 묻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문턱을 넘을지 여부는 본인 해명과 국민 여론이 결정할 것인데 왜 그 기회조차 주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제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날카롭게 검증할 질의서를 준비해 왔다"며 "국회의원들의 판단으로 청문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국민이 판단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기에 지금 청문회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 부실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개회를 거부했다. 박 의원은 "약속했던 시간까지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며 "청년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불법 증여와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에 대해 검증이 불가능한 수준의 자료를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여세를 누가 냈는지 확인하기 위한 금융거래 내역 등 핵심 자료를 개인정보를 이유로 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단독 보도만 104건에 달하는 의혹 자판기 후보를 두고 청문회를 하는 것은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며 "파도 파도 문제뿐인 '파파문' 후보를 방탄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는 청문회장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피의자석에 앉아야 할 사람"이라며 청문회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이 후보자가 장관직보다 100억대 아파트를 지키겠다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청문회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힘 측에 힘을 실었다.
여야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임 위원장은 오전 11시 32분께 정회를 선포했다.
임 위원장은 "청문회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것이 위원장의 생각이지만 실질적인 검증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간사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양당 간사의 추가 논의를 지시했다.
한편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이 후보자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한테 설명부터 드려야 한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제출했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15%는 과장이며 실제로는 75% 정도 냈다"고 해명했다.
또한 "30~40년 전 자료는 국가기관이 보유하지 않아 못 내는 것이 많았다"며 "일요일 오후 3시에 자료를 다 제출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