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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리스크 재점화”…산업계, 불확실성 확대 우려

2026-01-27 14:55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의약품을 포함한 상호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실제 관세 인상까지 이뤄질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계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는 불확실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피로감을 호소하며, 대미 투자 전략에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의약품을 포함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27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국 자동차·부품 관세가 11월 1일 기준으로 관세 인하가 소급 적용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재차 관세 인상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이유에 대해서 “한국 입법부가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근거로 들었다. 이는‘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간 관세 합의 내용을 보면 한국은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를 이행하기 위한 법안이 한국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하면서 관세도 인하됐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관세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대미 투자 시점에 대해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달 초 “올해 상반기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이 차별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관세 인상 시 대미 수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사진은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관세 25%로 인상 시 대미 수출 악영향 불가피

트럼프 관세 인상 발언으로 국내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관세가 다시 인상되면 가격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해 대미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먼저 자동차업계는 관세 현실화 시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는 164만993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본 등 경쟁국가의 관세가 15%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산 자동차만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국내 자동차업계의 영업이익 감소도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관세 인상 시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비용이 기존 6조5000억 원에서 10조8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현대차·기아 합산 예상 영업이익을 약 18% 감소시킬 수 있는 규모다. 

반도체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에 직접 언급되지 않았고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도 빠져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 뉴욕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대미 투자 관련해서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정책 변화로 투자 환경이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계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합의를 마친 사안에 대해서도 말을 자꾸 바꾸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로도도 상당히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대미투자특별법 조속 통과 촉구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경고성 메시지일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시점에 대해서 따로 언급하지 않은 만큼 관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에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는 “대미 투자와 관련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정부와 국회의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면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기업들도 중장기 투자와 수출 전략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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