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 이후 규제 공백이 장기화되며 시장 혼선이 이어진 가운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내달 중 4인 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후속 정책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단통법 폐지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방미통위는 이르면 오는 설 연휴 전으로 최소 의결 요건인 4인 체제로 회의를 재개할 전망이다.
앞서 방미통위는 기존 5인 체제에서 상임위원 3인·비상임위원 4인 등 총 7인 체제로 개편됐으나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위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로 운영돼 왔다. 방미통위는 합의제 기구로 재적 위원 7명 중 4명 이상이 참석해야 회의를 열 수 있다.
현재 방미통위는 김종철 위원장과 류신환 비상임위원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여당 추천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이 합류하게 되면 의결 정족수인 4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방미통위 상임위원으로 고민수 강릉원주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여당 몫 비상임위원도 곧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내달 중 위원회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방미통위가 정상 가동을 앞두면서 통신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 후속 조치가 1호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단통법 폐지 이후 이동통신 시장 경쟁은 다소 격화됐단 평가가 나왔다.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지원금의 상한선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보조금 경쟁의 규모가 커졌단 분석이다. 이에 일부 유통 현장에서는 최신 스마트폰을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개통 시 현금을 지급하는 사례까지 등장하는 등 과열 양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용자 사이에서도 동일 단말과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체감 혜택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7월 단통법 폐지 이후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에 따른 시행령안이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제도 공백 상태가 이어져 온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단통법은 유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폐지 이후 시장을 관리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감독 체계가 마련되지 못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미통위 상임위원 공백으로 시행령 등 후속 조치 논의가 장기간 지연된 점이 이 같은 상황의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무질서한 경쟁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 훼손과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가운데 방미통위가 내달 중 4인 체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단통법 폐지 이후 미뤄졌던 후속 정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를 통해 이동통신 시장의 자율 경쟁이 유도되고 지원금 경쟁이 활성화된 효과는 분명하지만, 일부 유통 현장에서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거나 허위·과장 정보가 제공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과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은 내달 11일 첫 공식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이 단통법 폐지 이후 혼선을 정리하고, 후속 정책 논의에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에 활력이 생긴 측면도 있지만, 규제 공백이 길어진 만큼 과열 경쟁과 혼선이 커졌다”며 “방미통위가 논의 체계를 갖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통시장 활성화와 이용자 보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