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미국 관세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연간 매출 114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관세 부담과 해외 시장 인센티브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 넘게 감소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와 SUV 중심의 차종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기아는 28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매출 114조1409억 원, 영업이익 9조781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12조6671억 원)보다 28.3% 줄었다. 같은 기간 도매 판매는 313만5873대로 1.5% 증가했다.
◆ 미 관세 직격탄에 수익성 급락…외형은 사상 최대
기아의 지난해 수익성 악화는 미국 관세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기아는 지난해 기준 미국 관세로 인한 연간 부담 규모를 약 2조9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4분기에는 관세 부담이 집중됐다. 기아는 4분기 매출 28조877억 원, 영업이익 1조842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2% 감소했다. 윤병열 기아 IR팀장은 "11월부터 15% 관세가 적용됐지만 미국 법인 내 기존 재고 영향으로 실제 판매 기준으로는 약 두 달간 25% 관세 부담이 반영됐다"며 "4분기에만 관세 영향으로 1조220억원의 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비용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추가로 훼손됐다. 4분기 기준 해외 시장 인센티브 증가액은 3425억 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외형 성장은 이어졌다.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313만5873대를 판매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판매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하이브리드와 SUV 중심의 차종 믹스 개선과 환율 효과가 맞물리며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하이브리드가 매출 방어…2026년 영업이익 10조 도전
기아의 외형 성장을 이끈 핵심은 하이브리드였다. 지난해 연간 친환경차 판매는 74만9000대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는 45만4000대로 23.7% 급증하며 친환경차 성장을 주도했다.
4분기 기준으로도 친환경차 판매는 18만6000대로 13.2% 늘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로 확대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기아의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2024년 연간 4.2%에서 2025년 4분기 8.2%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관세라는 외부 충격이 있었지만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는 반등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고부가 차종 중심의 가격 효과와 비용 절감 노력이 점진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2026년 가이던스로 매출 122조3000억 원, 영업이익 10조2000억 원, 영업이익률 8.3%를 제시했다. 판매 목표는 335만대로 전년 대비 6.8% 증가를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신차,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유럽에서는 EV2를 포함한 전기차 풀라인업을 통해 판매 회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기아는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주당 배당금은 6800원으로 전년보다 300원 늘었으며, 총주주환원율(TSR)은 35% 수준을 제시했다. 기아는 오는 4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중장기 전략과 재무 방향성을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