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여러분 의견은 어떠시냐”라며 ‘설탕 부담금’ 도입을 공개 제안했다. 이후 ‘설탕세 도입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 의견을 물었는데 ‘설탕세 도입’이라고 왜곡”, “지방선거에 타격을 주기 위해 증세 프레임을 만드는 걸까요?”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보도의 왜곡 여부에 있지 않다. 대통령의 SNS 게시물 한 문장이 정책 방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그 무게를 감안하지 않은 소통 방식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다.
근본적으로 SNS는 즉각적인 반응이 따라붙는 매체다. 정치권에서는 SNS가 국민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수단이자, 때로는 활발한 공론장을 형성하는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처럼 탈권위적 소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극히 민감도가 높은 사안들을 SNS를 통해 다룰 경우, 이는 대국민 소통이라기 보다 국정의 무게감을 가볍게 만들고, 혼란을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 등 당류가 진열되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설탕에도 담배처럼 부담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를 거론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의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라고 적었다. 2026.1.28./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강점이라고 평가받아 온 특유의 직설 화법과 이슈에 대한 속도감은 야당 대표 시절에는 분명히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동일한 방식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강점이 아니라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국정의 방향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국민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는 단순한 해명이 과연 국정을 이끌어가는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성립될 수 있을까.
특히 조세나 부담금, 공공의료 재정 등은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사안이다. 해당 게시물 이후 이미 고물가에 시달려온 국민들 사이에서는 ‘공공 의료 재원 마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설탕 부과금이 결국 우리의 밥상 물가와 외식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퍼졌다. 이처럼 국가의 비전을 세우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대통령이 SNS 게시물로 예민한 이슈들을 던짐으로써 해석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많은 국민이 얼마나 혼란스럽겠는가.
국가가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에 있어 여론수렴은 당연히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국정이 여론에 기대어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좋아요’와 ‘게시물 공유’의 합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정책이 즉각적인 여론에만 의존하게 되면, 국가 운영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흐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탈권위는 국정 운영의 가벼움과 다르다. 대통령 스스로 말 한마디가 갖는 무게를 낮출수록, 국정 전반에 대한 신뢰 역시 함께 낮아진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송서율/국민의힘 전 부대변인
2025.1.-6. 국민의힘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회 위원, 2023.3-현재 정책연구단체 Team.Fe 대표, 2024.7.-9. 국민의힘 부대변인
[미디어펜=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