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여성영화인모임이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단체들과 함께 “성폭력 피해자 지원은 비즈니스가 아니다”라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이하 여영모)은 3일(화)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 ‘시장화’ 중단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든든)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참여 단체들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예방교육 사업을 조달청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고 영리 법인에 위탁한 뒤, 든든에 대한 공적 지원이 2025년 5월 20일부터 중단돼 9개월째 피해자 보호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영화인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여성영화인모임 제공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영모는 기존 피해자 중 잔류(미인계) 11명, 그리고 지원 중단 이후 2025년 12월까지 상담·신고 접수 16건(명)이 확인되는 등, 지원 공백 속에서도 피해자 지원 수요가 계속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영진위의 지원 중단으로 인해 피해자 지원에서 의료·심리지원이 중단·제한되거나 법률지원이 제약되고, 일부 피해자는 진료비·상담비를 자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국정감사 지적 이후 기존 잔류 피해자 11명에 대해 지난해 10월 중순~12월 말 약 2.5개월분의 치료비 및 상담인력 인건비 일부를 한시 지원했으나, 이후 연속 대책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점도 재확인됐다.
참여 단체들은 지원 중단 이후에도 현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수치로 제시했다. 든든은 2025년 6~12월 예방교육 91건(1856명)을 진행했고, 같은 기간 상담·신고 접수 16건이 이어졌다.
단체들은 “예방교육이 늘어도, 신고 이후 피해자 지원이 끊기면 안전망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공백을 임시방편이 아니라 ‘연속 대책’으로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은 “성평등 안전망은 1년 단위 공모 방식으로는 유지될 수 없고, 신뢰가 깨진 시스템은 더 이상 안전망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제도적 안정성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영화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조달청 경쟁입찰·영리법인 위탁으로 인해, 법리 다툼 중심의 ‘시장’으로 밀려나 역고소·소송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영진위가 공공성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피해자 지원 체계를 책임 있게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진보당 손솔 의원은 문체부가 이미 좋은 선례를 만들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현장이 방치되고 있다며, 문체부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국회 차원에서 질의·질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공백은 문체부가 손을 놓은 결과라며, 피해자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하도록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