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전 세계 AI 반도체(NPU, 신경망처리장치) 시장에서의 글로벌 기업의 독주 심화 등 시장 지각 변동에 대응해 국내 AI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양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육성책을 내놨다.
정부가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개발·실증·양산·확산 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이미지 생성=뤼튼
산업통상부는 11일 국내 대표 AI 반도체기업인 퓨리오사AI에서 'AI 반도체 핵심기업 성장전략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AI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퓨리오사AI를 비롯해 텔레칩스, 리벨리온, 딥엑스, 모빌린트, 하이퍼엑셀 등 국내 AI 반도체(NPU) 기업과 학계·컨설팅·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NPU는 AI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범용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비해 연산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독주 심화 시 역량 있는 국내 AI 반도체 기업의 성장 경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업계에 파다하고, 산업과 기업 구도가 재편되는 환경에서 국산 AI 반도체 실증·상용화 과정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AI를 주력산업에 본격 접목하는 M.AX(Manufacturing AX) 얼라이언스를 통해 국내 AI 반도체 산업이 '연구개발–실증–양산–시장 확산'까지 일관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 패키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저전력·고효율 반도체인 NPU의 경쟁력 강화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약 1조 원을 투자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가전, 휴머노이드 등에 탑재될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공동개발 및 상용화 사업을 오는 3월부터 본격 추진한다.
이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GPU가 지닌 높은 전력 소모와 가격 문제를 국산 NPU로 해결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AI 반도체 의존도가 심한 주력 제조 산업의 앵커 기업들과 국내 팹리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 단계부터 실제 제품 탑재를 전제로 하는 실증형 R&D에 집중할 방침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고질적 병목현상이었던 파운드리 접근성 문제도 개선한다. AI 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내 삼성파운드리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지원 TF'를 구성해 시제품(MPW) 제작 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민관 합동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12인치 40nm 레거시 공정 중심의 상생 파운드리 구축 가능성도 검토한다.
재정·금융 측면에서도 지원을 늘린다. 산업부는 연내 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고, 팹리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용 투자펀드 조성도 함께 추진한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과 시간의 제약으로 성장이 지연되는 기업이 없도록 스케일업과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는 금융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인재 양성의 경우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인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확충을 추진하고, 설계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IP 기업 Arm의 커리큘럼을 도입한 Arm 스쿨을 연내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AI 반도체 설계 인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AI 반도체 뿐 아니라 차량·전력·통신·국방 분야에서 요구되는 미들텍(Middle-tech) 반도체에 대한 지원도 병행해 나간다. 팹리스들을 위한 설계·검증 인프라를 확충하고, 화합물 전력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앵커 수요기업과 연계된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기획해 첨단산업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도록 할 바침이다.
아울러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을 신속히 제정해 국산 NPU의 공공부문 활용 확대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관 장관은 "AI 시대, 반도체는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수요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IP 기업, 정부가 하나의 얼라이언스로 움직일 때 비로소 글로벌 경쟁에서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선언이 아니라 정책과 예산, 제도로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끝까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