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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견리사의 자세로 소비자보호 힘써달라"

2026-02-12 16:36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새해 첫 은행권과의 만남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특별히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정부의 포용·생산적 금융에 적극 협조하고, 최근 문제가 됐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한 개선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12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20개 국내은행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강정훈 iM뱅크 대표, 신학기 수협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뒷줄 왼쪽부터)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이희수 제주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김복규 산업은행 부행장, 김형일 기업은행 부행장, 손성훈 SC은행 부행장, 김경호 씨티은행 부행장,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은 은행권의 역할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은행권에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익을 보거든 그보다 먼저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자세를 은행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주시기 바란다"며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을 담아 상품 설계·심사 및 판매의 전(全) 과정을 '소비자보호의 관점'에서 새롭게 정비해 주시고, 이에 걸맞는 소비자보호에 중점을 둔 성과평가지표(KPI) 체계도 마련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도 소비자보호 중심의 조직개편,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등에 따라 소비자보호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부터 리스크 기반의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정기 검사 시 '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편성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금융소비자보호실태 평가' 체계를 개편해 사전적으로 상품 설계·심사 및 판매의 전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살필 예정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에 포용금융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은행권이 그간 소외 받았던 국민들까지 너그러이 포용할 때"라며 "더 이상 은행권이 '잔인하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관행적인 소멸시효 연장은 재고해주고,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도입된 '생계비 계좌', '장기분할 프로그램' 등 채무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를 적극 안내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외상매출채권 담보 대출, 선정산 대출 등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자금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계 공급망 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이 원장은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를 도입해 포용금융이 일회성 시혜(施惠)나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은행권의 일상적인 의사결정과 영업 관행에도 깊이 스며들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 중심의 대출 대신 혁신기업 등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생산적금융도 요구했다. 이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부동산 관련 대출 쏠림으로 인해 혁신기업이나 첨단 제조업, 미래 서비스 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의 자금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은행권이 부동산담보대출 같은 손쉬운 이자 장사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청년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생산적 자금 공급에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생산적금융 활성화를 위해 금감원은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자본 규제도 합리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이 원장은 은행권에 선제적인 지배구조 혁신을 특별히 강조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달 초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TF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CEO 승계 절차 △임원의 성과보수체계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원장은 TF와 별도로 은행들이 자체 판단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경우 적극 혁신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는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 주길 바란다"며 "은행장님들부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망설임 없이 언제라도 추진해 주시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반드시 고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은행권도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은행권을 대표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산업이 생산적 분야에 자금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며 "은행권이 합심해 소비자 보호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장들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금감원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혁신 노력과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전면 개편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은행장들은 "상품 판매의 시작부터 분쟁조정까지 소비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잘못된 점과 개선할 점은 없는지 다시 살펴보겠다"며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위해 독립성이 확보된 이사회,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성과보수체계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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