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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수 경쟁 끝났다…시멘트 업계, 기술 중심 재편 신호

2026-02-18 13:33 |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시멘트·레미콘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출하량이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가격 인상과 가동 축소로 버텨온 기존 대응 전략도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시멘트업계에서는 고기능·친환경 제품 확대, 환경·에너지 설비 투자 등에 속도를 내며 향후 시장이 단순 ‘톤수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공정·제품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일시멘트 부천공장 전경./사진=한일시멘트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해 국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전년 대비 16.5% 감소한 3650만 톤으로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올해도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 경기 회복 시점이 점점 더 후퇴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러한 부진은 시멘트·레미콘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먼저 한일시멘트의 경우 지난해 12월 부산 사상구 덕포동 레미콘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사례가 존재한다. 해당 공장은 2024년 기준 매출 약 293억 원 규모로 회사 전체 매출의 약 1.7%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레미콘 수요 감소와 가동률 하락이 구조조정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4% 감소, 영업이익은 26%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역시 30% 이상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뚜렷했다. 건설 착공 부진과 시멘트 출하량 감소, 에너지 비용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수요 부진이 단기 흐름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생태계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올해 단가 협상을 놓고 원가 부담과 건설사 측 압박 사이에서 난항을 겪고 있어, 가격 협상 또한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기존 ‘톤수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공정·제품 차별화를 추진하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주요 기업들도 고부가가치·친환경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저탄소 시멘트와 고강도 특수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설비 효율화를 통한 원가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 중심 생산에서 벗어나 친환경·고기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한일시멘트는 그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혼합시멘트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해왔다. 특히 슬래그시멘트 등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제품군은 건설 현장의 친환경 요구 확대에 따라 업계 전반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다. 회사 역시 제품 고도화와 공정 효율 개선을 병행하며 질적 전환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표시멘트 역시 환경·에너지 설비 투자 확대와 공정 효율화에 나섰다. 삼표시멘트는 질소산화물(NOx) 저감 설비 개선과 에너지 절감형 생산 체계 구축을 추진하며 ESG 대응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품질·공정 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움직임에 따라 향후 시장 구조가 단순 원자재 경쟁에서 첨단 공정과 품질 중심 경쟁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전반에 걸쳐 수요 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톤수 경쟁을 넘어 기술·품질 중심으로 재편된 기업이 생존과 성장의 열쇠를 쥘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물량으로 버티는 전략은 사실상 어렵다”며 “탄소 규제 강화와 원가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공정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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