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글로벌 배터리 시장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전고체 기반 황 양극 기술'을 구현해 내며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다. 저렴한 비용과 압도적인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충족하는 신기술을 통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 고도화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운영하는 FRL에서 연구원이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시카고대학교 셜리 멍 교수 연구팀과 공동 수행한 연구결과가 지난달 27일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UC샌디에이고(UCSD) 및 시카고대학교 프리츠커 분자공학대학과 공동으로 운영 중인 프론티어 리서치 랩(FRL)을 통해 이뤄낸 산학 협력의 대표적인 성과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구조는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 중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양분돼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황(Sulfur)'은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극복할 대체재이자 차세대 고용량 양극 소재 후보로 지목돼 왔다. 황은 가격이 매우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기존 소재들을 압도하는 1675mAh/g 수준의 초고용량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 장벽이 발목을 잡았다.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 구조에서는 충방전 반복시 생성된 황 화합물이 전해질 속으로 빠져나가는 폴리설파이드 용출 현상이 발생했다. 이 단점 때문에 높은 이론 용량에도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저하되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상용화에 한계를 드러냈다.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연구진은 이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밸류체인의 기술적 패러다임을 바꿨다. 폴리설파이드 용출의 매개체 역할을 하던 액체 전해질을 덜어내고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구조를 도입했다. 고체 전해질을 통해 황 화합물 용출이 일어나는 환경 자체는 원천 차단함으로써 약 1500mAh/g이라는 실질 용량과 안정적인 수명 성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즉각적인 상용화 가능성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해당 기술의 성능 입증이 실제 전기차 등에 적용되는 파우치 형태의 셀 상태에서도 구현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이론적 기술이 아닌 실질적인 배터리 제조 공정 및 밸류체인 적용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검증한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안전성, 에너지 밀도,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거머쥔다는 전략"이라며 "황 양극재 기반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경우, 공급망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혁신적인 배터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확고한 기술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를 이끈 셜리 멍 교수는 다가오는 '인터배터리 2026'의 핵심 부대 행사인 '더 배터리 컨퍼런스' 연사로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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