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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재점화…‘미검증 원료’ 논란 속 신동국 책임론 부상

2026-03-06 11:45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미약품이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 충돌로 다시 경영권 갈등에 휩싸였다. 로수젯 원료의약품을 중국산으로 교체하라는 대주주의 요구를 두고 경영진과 연구진이 환자 안전과 품질 문제를 이유로 공개 반발하면서다.

한미약품이 로수젯 원료의약품을 중국산으로 교체하라는 대주주의 요구를 두고 경영진과 연구진이 반발하면서 다시 경영권 갈등에 휩싸였다. 사진은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로수젯 원료의약품을 중국산 제품으로 교체하라고 압박한 것에 약사회가 “환자 최우선의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히며 지배구조 갈등이 국민 보건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미약품의 지배구조 갈등은 고(故) 임성기 회장 사망 이후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과 형제(임종윤·임종훈) 측의 상속·경영권 다툼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양측은 상장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까지 벌였고 분쟁 장기화 국면에서 신 회장이 판도에 뛰어들었다.

신 회장은 모녀 측과 ‘4자 연합’을 꾸려 한미사이언스 지분 과반을 확보했고 2024년 말 모녀 측 승리로 1차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 과정에서 한미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며 지배구조 정상화를 대외적으로 밝혔지만 1년여 만에 최대주주와 경영진 간 2차 갈등으로 재점화된 셈이다.

표면적 쟁점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연임 여부지만, 정작 갈등의 본질은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로수젯’ 원료의약품 교체 문제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로수젯의 로수바스타틴 원료를 두고 신 회장이 “타사 대비 고가 구매”를 이유로 저가 중국산으로 바꾸라고 요구했고 박 대표와 생산·연구진은 “국내 사용 전례가 없는 원료를 단가만 보고 도입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대표는 임직원 메시지와 언론 설명에서 “한미의 헌법은 품질경영”이라고 못 박으며 원료 변경은 경영 논리나 비용 절감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약품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신 회장의 요구를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규정하며 최대주주의 직접 개입에 공개적으로 맞섰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한미약품


해당 사안에 대한약사회까지 가세하면서 한미 내부 갈등은 단숨에 국민 보건 이슈로 비화했다.

약사회는 성명을 내고 “한미약품 로수젯 원료 변경은 단순한 경영 판단이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의약품 원료 변경은 국민 건강과 약에 대한 신뢰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 성분이라고 해도 제조 환경·공정·품질관리·불순물 관리 체계에 따라 품질과 안전성은 달라질 수 있다”며 장기간 처방돼 온 대표 품목의 원료를 바꿀 때는 환자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한미와 규제당국을 향해 원료 변경 관련 품질·안정성 자료와 불순물 관리 방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했다.

신 회장의 대응 방식은 성비위 사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한미약품 팔탄공장 임원의 회식 자리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박 대표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신 회장이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을 두고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까지 침묵을 깨고 전문경영인 체제와 박재현 대표를 공개 지지하고 나선 점이 이번 분쟁의 방향성을 가늠할 결정적 변수로 거론된다.

송 회장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룹 차원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한미는 누구 한 사람의 회사가 아니며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임성기 선대 회장께서 여러 차례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해야 하고 각 사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는 오는 29일 임기 만료와 관련해 “연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가 부당하게 매도되는 상황을 침묵하지 않겠다”며 “회사를 비리 조직처럼 매도하는 것은 대표직을 걸고 막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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