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최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사업계획 변경’을 사유로 한 항공편 비운항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항공권은 전액 환불되지만 여행 일정 전반에 걸친 간접 손해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사업계획 변경’을 사유로 한 항공편 비운항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최근 일본 삿포로 노선 일부 항공편을 ‘사업계획 변경’을 이유로 비운항한다고 공지했다. 진에어는 오는 29일부터 4월22일까지 예정됐던 삿포로 노선 운항을 취소했고, 에어부산 역시 6월1일부터 6월28일까지 해당 노선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항공편 비운항은 통상 기체 결함이나 정비 일정, 기상 악화 등 불가피한 사유로 발생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정 기간 전에 사전 공지되는 비운항의 경우 항공사의 운항 전략 조정이 반영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 항공권을 판매한 뒤 예상보다 수요가 낮을 경우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운항 계획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기재 운영 효율과 탑승률 등을 고려해 노선 감편이나 비운항을 결정하는데 탑승률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운항 자체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운항 계획 변경이 이미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일정 차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항공사가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기본적으로 전액 환불은 이뤄지지만 여행 일정에 포함된 호텔 예약이나 렌터카, 현지 투어 등은 별도의 취소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간접 비용은 대부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대체 항공편 이용 과정에서도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사 간 협약을 통해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으로 예약을 이전하는 ‘엔도스(Endorse)’ 방식이 있지만, 양 사 운항편 간 출발 시간 차이가 클 경우 승객이 직접 대체 항공편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에어부산의 6월 비운항 항공편의 경우 타 항공사 대체편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차액을 항공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안내됐다. 다만 이는 기존 구매 항공권과 동일한 운임 조건일 때만 적용된다.
에어부산 측은 이번 비운항 조치와 관련해 “고객 형평성을 고려해 기존에 구매한 항공권과 동일한 수준의 운임 조건으로 타 항공사 대체편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차액을 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도스 방식도 가능하지만 이번 경우 출발 시간 차이 등을 고려해 특정 항공사로 제한하지 않고 고객 선택 폭을 넓힌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직접 다른 항공권을 구매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일정 조정이나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에어부산 측의 안내문에 따르면 △진에어의 ‘슈퍼로우’ △이스타항공의 특가·할인 운임 △제주항공의 스탠다드 운임 등 기존과 동일 수준의 특가 운임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에는 차액 보전이 가능하지만 동일 조건의 항공권이 아닌 경우 차액 대리 부담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특가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 동일한 가격대의 항공편을 다시 찾기 어려워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와 비교할 때 국내 소비자 보호 장치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EU Regulation 261/2004(EC261) 규정을 기반으로 항공편이 항공사 사정으로 취소될 경우 노선 거리와 지연 시간 등에 따라 250~600유로의 정액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항공사의 일방 취소에 비용을 부과해 운항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반면 국내에서는 항공권 환불이나 대체편 제공이 주요 대응 수단으로 일정 변경에 따른 간접 피해까지 보상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항공사 운영의 유연성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수요나 기재 운영 상황에 따라 운항 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사전 예약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행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관련 제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